(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반 쿠바 활동을 주도하며 각종 테러에 개입해 중남미를 주름잡았던 루이스 포사다 카릴레스가 23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90세.
카릴레스의 변호사인 아루투로 에르난데스는 5년 전 인후암 판정을 받은 카릴레스가 미국 플로리다 주 북마이애미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쿠바 출신인 카릴레스는 1976년 '쿠바나 에어라인' 여객기 폭발사고의 주동자로 지목돼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수배를 받아왔다. 당시 여객기는 베네수엘라에서 출발해 쿠바로 향하던 중 폭파됐으며, 73명이 사망했다.
그는 또 1997년 쿠바 아바나 호텔 폭탄 테러 사건의 용의자다. 당시 폭발로 이탈리아인 1명이 숨졌다.
카릴레스는 여객기 폭발사고와 관련해 베네수엘라에서 체포됐다가 1985년 탈옥했다.
그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암살 기도에도 수차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파나마를 방문한 카스트로 전 의장에 대한 암살을 기도하다가 체포돼 복역했으나 2004년 특별사면을 받고 풀려난 뒤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2005년 5월 미 플로리다주에 다시 나타난 그는 불법입국 혐의로 구속됐다가 2007년부터 자유의 몸으로 마이애미에서 거주했다.
그러나 시민권 획득 과정에서 아바나 호텔 폭파 사건 연루 사실을 숨기는 등 문제가 드러나 재판을 받았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다.
쿠바와 베네수엘라 당국은 수차례에 걸쳐 포사다의 신병을 넘겨 달라고 요구했으나 미국 당국은 그가 양국에 인도될 경우 고문을 당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거부했다.
쿠바에 공산정권이 들어서자 1960년대 중반 베네수엘라로 망명한 그는 1974년까지 베네수엘라 우파 정권의 비밀경찰 간부로 활동했다. 한때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요원으로도 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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