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루카스 전 총장 등 4명의 반인권 범죄에 33∼58년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과테말라 전 육군 총수 등 4명이 1981년 내전 중 자행한 반인권 범죄에 대해 처음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고 프렌사 리브레 등 현지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테말라 법원은 이날 반인권 범죄로 기소된 베네딕토 루카스 가르시아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징역 33년형을 선고했다.
루카스 전 총장은 1981년 군부대에서 당시 21세였던 엠마 과달루페 몰리나가 반복적으로 고문과 성폭행을 당한 사건의 지휘 책임자다.
같은 사건에 관련된 3명의 장교도 같은 형을 언도받았다.
이는 내전 기간에 일어난 아동 납치 혐의에 대한 첫 유죄 판결이다.
법원은 엠마 과달루페의 10대 동생인 마르코 안토니오 몰리나의 실종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 루카스 총장을 비롯한 3명에게 징역 25년형을 추가로 선고했다.
마르코 안토니오는 당시 14세 나이에 수도 과테말라시티에 있던 자신의 집에서 영문도 모른 채 군인들에게 끌려간 뒤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다.
납치는 서부지역에 있는 군부대에서 온갖 고문과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한 엠마 과달루페가 탈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고 로메오 루카스 전 대통령(1978∼1982년 재임)의 형제인 루카스 전 총장은 군 병원에서 동영상으로 재판을 지켜봤다.
루카스 전 총장은 1960년부터 1996년까지 계속된 내전 기간에 최소한 88명의 원주민을 학살한 혐의로도 다른 7명과 함께 기소됐고,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군, 좌파 반군, 우익 민병대가 36년간 싸운 과테말라 내전으로 24만5천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망자와 실종자는 정부군과 우익 민병대에 의해 희생됐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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