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당국, 한진家 대한항공 통해 도우미 조직적 조달 포착
趙, 3년5개월 만에 포토라인…"물의 일으켜 죄송"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이지헌 기자 =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의혹을 받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4일 수사기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이날 오후 조 전 부사장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 전 부사장이 수사기관 조사를 받는 것은 2014년 12월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오후 12시 55분께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도착한 조 전 부사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라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일가의 '갑질 논란'에 대한 국민 감정을 의식한 듯 줄곧 고개를 숙인 모습이었다.
조 전 부사장은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함께 필리핀인들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가사도우미로 고용한 혐의를 받는다.
국내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동포(F-4 비자)나 결혼이민자(F-6)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 이들로 제한된다.
이민특수조사대는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이 불법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이들을 국내에 입국시키는 데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캐물었다.
출입국당국은 한진그룹 사주 일가가 10여 년 동안 20여명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데려와 조양호 한진 회장의 평창동 자택과 조 전 부사장의 이촌동 집에서 각각 일을 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지난 11일 대한항공 본사 인사전략실 등지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 마닐라지점이 필리핀 현지에서 가사도우미를 모집한 뒤 연수생 비자를 받아 한진그룹 일가의 집에 들여보내는 데 관여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대한항공 직원들이 한진그룹 일가의 지시를 받아 조직적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조달한 것으로 보고 지난 16일 대한항공 인사담당 직원을 불러 조사했다.
당국은 이날 조 전 부사장 조사에 앞서 불법 고용 혐의에 연루된 가사도우미 중 국내에 머무는 이들을 일부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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