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정책의 현실 체감도 높이는 데 집중…'을'의 목소리도 경청"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4일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된 업체는 공정위가 본부 차원에서 거래 시스템을 전부 들여다보는 직권조사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갑을관계의 모든 영역에서 기존 신고사건 위주의 규제 접근방식을 바꾸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천 건에 달하는 신고사건을 모두 해결하는 것은 공정위 인력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의심되는 업체나 업종을 정해 제재함으로써 업계 전반의 개선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김 위원장은 "최근 건설업 분야에서 조사관 30명을 투입한 직권조사를 벌였고 이런 소식이 관련 업계에 조용히 퍼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취임 1주년을 맞는 김 위원장은 "위원장 1년 차에는 현실 개선을 위한 틀 마련에 주력했다면 2년 차에는 정책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대리점법 개정 전망은.
▲ 필요한 법 개정 사안에 대해 여야 모두 지원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하반기 법 개정을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 보험대리점은 대리점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 금융문제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공정위는 경쟁법의 유일하고 최종적인 집행 기관이다. 금융당국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경쟁당국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엄정히 추진할 것이다. 여러 부처가 관련된 분야에 대해서는 부처 간 협의를 통해 효과적인 집행체계를 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
-- 취임 2년 차 공정위 운영 방향은.
▲ 지난 1년간 공정위가 많은 노력을 했지만 국민의 공정경제에 대한 기대 요구가 그 이상으로 높아졌을 수 있다. 정책과 국민 인식 간 괴리가 좁혀지기보다는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위원장 1년 차에는 현실 개선을 위한 틀 마련에 주력했다면 2년 차는 정책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행보를 이어갈 생각이다.
-- 공정위가 쏟아지는 신고사건에 허덕인다는 지적이 있다.
▲ 갑을관계 모든 영역에서 기존의 신고사건 위주의 규제 접근 방법을 바꾸고자 한다. 신고사건에만 집중하면 신고인 신분이 드러나 보복 우려도 있다.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된 업체는 공정위가 본부 차원에서 거래 시스템을 전부 들여다보는 직권조사로 전환할 것이다. 하도급 분야는 이미 시작했다. 최근 건설업 분야에서 조사관 30명을 투입한 직권조사를 벌였고 이런 소식이 관련 업계에 조용히 퍼져가고 있다. 시간은 많이 걸리겠지만 대표적인 업체를 선정해 차근차근 조사 제재하는 방식을 남은 임기 동안 꾸준히 계속할 생각이다.
-- 공정위의 제재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있다.
▲ 처벌 강도를 높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주어진 법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관련해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재와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안을 강구하고 있다. 다만 과징금과 형사처분을 강화하는 것만이 경제 질서를 강화하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칼날 위의 균형을 찾도록 하겠다.
-- 4대 갑을관계 개선 업무는 대리점 분야만 시장감시국에서 하고 있다.
▲ 1년 반 전 기업거래정책국의 업무량이 많아서 시장감시국에서 해왔는데 단계적으로 개선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BHC 가맹업주 얘기를 들으면 현장에서 대책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다.
▲ 관련 제재를 했지만 올리브유 공급가격을 비싸게 받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교할 수 있는 상대가격이 없어서 무혐의 처리했다. 가맹점주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법 집행 체계를 고려하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 1월부터 가맹본부가 사업자에게 구매를 권유하는 품목은 공급가격을 일정 부분 공개하도록 제도가 마련된만큼 내년부터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까지 과도기 기간이 있지만 이 부분은 공정위의 조사와 제재뿐만 아니라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상생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가맹점 협의체가 재조사를 요청하면 그에 따른 조사도 가능할 것이다.
-- BHC 가맹점 협의회 면담 요청을 했는데 응할 생각이 있나.
▲ 을들의 대화 요구가 있으면 당연히 응할 것이다. 다만 그것이 그분들의 요구사항을 모두 다 수용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개별 민원을 경청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거래 관행의 개선을 고민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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