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와이오밍 주가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명물이자 '살인 곰'으로 악명을 떨친 그리즐리 불곰(알래스카 회색곰의 일종)에 대한 사냥을 44년 만에 허용했다고 미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와이오밍 주 사냥위원회는 만장일치 투표를 통해 올가을 옐로스톤과 그랜드 테턴 국립공원 남쪽과 동쪽 지역에서 그리즐리 불곰의 제한적 수렵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수렵 허용은 1974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미 야생보호국이 지난해 그리즐리 불곰을 42년 만에 멸종위기종에서 지정 해제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라이언 징크 미 내무장관은 그리즐리 불곰의 서식지 확대와 개체 수 점증에 따라 멸종위기종 해제가 이뤄졌다면서 "수십 년간의 노력 끝에 위대한 보존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환경보호론자들은 그리즐리 불곰의 개체 수 증대에도 먹잇감의 절대 부족과 무분별한 수렵의 위험 때문에 여전히 이들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립공원보존위원회 바트 멜턴 국장은 "와이오밍 사냥위원회는 주민과 국립공원 보존론자들이 제기한 우려를 무시했다"고 반발했다.
한 환경단체에서는 "트로피 사냥꾼들의 목표는 지구 상에서 가장 희귀한 동물을 죽이는 것인가"라며 "그리즐리 불곰을 그런 운명에 처하게 하는 건 수치"라는 성명을 냈다.
그리즐리 불곰은 1800년대 미국 내 개체 수가 5만 마리에 달했지만, 현재는 1천700마리 수준으로 줄었다. 그리즐리 불곰은 1975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당시에는 옐로스톤 국립공원 내에 그리즐리 불곰이 136마리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집계돼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