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화두는 '친환경·재활용'

입력 2018-05-24 15:11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화두는 '친환경·재활용'
베이징 버려진 공장에 '조직위 사무실·빅에어 경기장' 건설
개·폐회식장·MPC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시설 재활용…수영장 얼려서 컬링장
김연아가 그랑프리 금메달 땄던 서우두 체육관에서 '피겨·쇼트트랙 경기'




(베이징=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수영장을 얼려서 컬링장으로 사용하고, 버려진 공장 터에 조직위원회 사무실을 차리고 빅에어 경기를 치른다!'
'친환경(綠色·green)·모두의 즐거움(共享·inclusive)·청렴결백(廉潔·clean)·개방(開放·open)'을 모토로 내세운 2022년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이 3년 9개월여 다가오면서 성공 개최를 준비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발걸음에 탄력이 붙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빙상 종목이 치러지는 베이징을 비롯해 썰매 종목 등이 열리는 옌칭(延慶), 설상 종목이 펼쳐지는 장자커우(張家口) 등 3개 지역에서 나뉘어 열린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남쪽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한편 고속철도를 새로 만들어 베이징-옌칭, 베이징-장자커우까지 20~50분 이내에 주파할 수 있도록 수송 인프라 구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5년 7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베이징은 총 85표 가운데 44표를 얻어 40표에 그친 알마티(카자흐스탄)를 제치고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이로써 베이징은 하계와 동계올림픽을 모두 치르는 첫 번째 도시의 영광을 차지했다.
베이징은 2015년 12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설립해 본격적인 대회 준비를 시작했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옵서버를 파견해 '성공 개최 노하우'를 배우려고 노력했다. 특히 평창올림픽에서 활약한 종목별 운영 전문가들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8~21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주최로 열린 '한·중·일 3국 스포츠 미디어 포럼'에서 베이징 올림픽조직위원회는 대회의 성공 개최를 확신하며 한·중·일 취재진에게 올림픽 준비 과정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이번 포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친환경(綠色)'이었다. 대회가 치러지는 12개 경기장 가운데 8개 경기장이 2008년 하계올림픽 때 사용했던 건물이다.
슬라이딩센터 등 기존 시설물이 없어서 새로 짓는 경기장도 있지만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 사용했던 시설물과 버려진 공장 터를 재활용하는 모습은 취재진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했다.
친환경을 표방하는 '녹색 올림픽'의 표방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자리 잡은 부지부터 강조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는 베이징시 스징산(石景山)구에 세워졌다.
스징산구는 베이징 외곽의 철강산업 중심지다. 1919년 설립된 서우강(首鋼)제철을 바탕으로 중국 최고의 철강 산업단지로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서우강제철은 연간 9천t의 오염물질을 대표적인 환경 오염 기업으로 지목됐고, 결국 2011년 공장가동을 중지하고 허베이 성으로 이사하면서 공장용지는 폐허처럼 남겨졌다.
이런 가운데 베이징이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고, 곧바로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발족하자 조직위 사무실 건물 용지로 서우강제철 공장 터가 낙점을 받았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는 서우강제철의 버려진 공장들을 리모델링해서 사무실로 꾸미는 작업을 마치고 2016년 5월 입주를 마쳤다.



조직위는 더불어 서우강제철의 공장 터를 활용해 쇼트트랙, 피겨, 컬링에 참가하는 중국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장으로 바꾸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는 한편 가동을 멈춘 냉각탑 발전장치 옆에 스노보드 빅에어 경기장을 세우기로 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의 '친환경 정책'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 쓰였던 경기장의 재활용으로 이어졌다.
조직위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을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 주경기장으로 쓰였던 '냐오차오(鳥巢·새 둥지)'에서 치르기로 했다.
또 '마린보이'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 남자 수영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냈던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는 컬링장으로 변신한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에 컬링 붐을 일으켰던 '갈릭 걸' 여자 컬링대표팀이 박태환의 금빛 기운을 이어받을지 기대된다.
더불어 한국의 '메달밭' 쇼트트랙을 비롯해 피겨 스케이팅은 기본 시설물인 베이징의 서우두체육관(首都體育館)이 활용된다.
1968년 지어진 서우두체육관은 2007년 내부 수리를 거쳐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 배구장으로 쓰였다.
코트를 거둬내고 얼음을 얼리면 빙상장으로도 변신하는 다목적 경기장으로 '피겨퀸' 김연아와의 인연으로도 국내 피겨팬들에게 낯익다.
김연아는 2008년 11월 중국 베이징의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에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 농구장으로 쓰인 캐딜락 아레나(우커쑹체육관)의 바닥도 얼음을 얼릴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다목적 체육관이어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는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쓰일 예정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기존 시설물을 다시 사용하면서 경기장 건설을 최소화해 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 보호에도 힘을 많이 쓰고 있다"라며 "이번 올림픽을 친환경 올림픽으로 치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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