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친자 의혹 관련 영상증언 공개…'PD수첩' 관련자 고발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이 24일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게 숨겨진 자녀가 있다는 의혹에 반박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종단 고위 관계자들의 비위 의혹을 다룬 MBC 'PD수첩' 방송과 관련해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조계종은 이날 설정 스님의 딸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전 모씨의 친모 김 모씨의 영상증언 녹취록을 배포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출가해 경북의 한 사찰에 거주하던 중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해 아이를 임신, 출산했으나 설정 스님의 친자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속가 가족들과 인연이 있던 설정 스님에게 부탁해 설정 스님의 속가 가족에게 딸을 입양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30여 년 전 저와 저의 딸에 관한 내용이 설정 스님과 연관지어 방송되고 있음에 너무나도 놀랐다"며 "마치 모든 내용이 100% 진실인 듯 보도하며 무차별적으로 인권을 무시한 처사에 대해 너무나도 어이가 없으며 매우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PD수첩을 본 후 아이는 물론 설정 스님께서 엄청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크나큰 죄책감에 시달렸다"며 "그동안 잊고 지내온 설정 스님에 대한 저의 죄를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씻고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크게 용기를 내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논란이 되는 내용이 허위임을 밝히기 위해 김씨가 미국 현지에서 지난 7일 종단 관계자와 면담하고 면담 전체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녹취록을 먼저 공개하고, 다음 주 언론사 등에 영상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계종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법적 대응도 본격화했다.
조계종은 이날 "불교닷컴 이석만을 금융실명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불교닷컴 이석만 대표가 자신이 피고인 정정보도청구 소송 사건에 제출된 금융거래내역 등을 당사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PD수첩'에 유포해 금융실명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조계종은 "이석만이 인터뷰 한 'PD수첩' 방송은 단순한 악의적 의혹 제기용에 불과하기에 더는 피해를 입지 않도록 엄중 수사해달라고 사정기관에 호소했다"며 "불법자료를 방송에 활용한 MBC 사장 및 'PD수첩'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추가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BC 'PD수첩'은 지난 1일 방송에서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을 둘러싼 숨겨진 자녀, 학력 위조, 사유재산 은닉, 성폭력, 유흥업소 출입 등 여러 의혹을 다뤘다.
방송 이후 조계종은 "MBC 최승호 사장과 'PD수첩' 제작진, 불교닷컴을 불교를 음해하는 훼불세력으로 규정한다"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설정 스님도 유전자 검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의혹을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계종이 녹취록 공개와 고발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지만, 이것으로 의혹을 완전히 해소한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