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언 변호사·포로셴코 대통령 측은 "가짜뉴스"라며 부인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우크라이나가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대면을 성사시키려고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에게 40만달러(약 4억3천만원)를 줬다는 보도가 나왔다.
포로셴코와 트럼프 간 만남은 작년 6월 백악관에서 있었고, 돈을 받은 인물은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코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영국 BBC방송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트럼프와 '비공식 채널'(back channel)을 만들고 싶어하는 포로셴코측 중재자들이 이러한 거래를 마련했다고 익명의 우크라이나 소식통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또 다른 소식통은 코언이 받은 돈이 60만달러(약 6억4천여만원)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지정 로비스트나 미국 주재 외교관들은 기껏 포로셴코와 트럼프의 사진 촬영을 주선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치지만, 포로셴코는 '회담' 수준으로 여겨지는 무언가를 원했기 때문에 코언이 개입하게 됐다고 BBC방송은 분석했다.
이런 보도에 대해 코언측은 "완전한 가짜"라고 반박했고, 포로셴코 대통령실도 "노골적인 거짓말이고 명예훼손이자 가짜 뉴스"라고 항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포로셴코는 작년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별도 회담을 가진 뒤 공식적으로 '잠깐 방문'(drop-by)하는 형식으로 트럼프와 대면했으나, 나중에 기자들에게 '완전하고 구체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포로셴코 입장에서는 2016년 8월 미국 대선 레이스 때 있었던 일과 관련해 트럼프를 만나야 할 이유가 절실했을 것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소식통들에 따르면 당시 포로셴코는 트럼프의 대항마였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낙승하리라 생각하고, 당시 트럼프 선거대책위원장인 폴 매너포트가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당선을 돕는 등 로비활동을 한 대가로 수백만 달러를 받았다는 내용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흘리도록 했다.
관련 보도가 나간 뒤 며칠 후 매너포트는 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우크라이나는 2012년 실각해 러시아로 망명한 야누코비치 전 정부에 대한 부패조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반부패수사국은 포로셴코가 트럼프와 만나고 나서 귀국한 뒤 1주일 후 매너포트에 대한 수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코언이 트럼프 행정부에 접근하거나 식견을 얻는 대가로 2016년 카타르 정부에 최소 100만달러(약 10억8천만원)를 요구했으나 카타르 정부가 이를 거절했다고 지난 17일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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