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우려에 마쓰다 주가 5%, 현대차 3%↓
글로벌 자동차·딜러업계 즉각 비판 "미국 소비자에게도 재난"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상무부가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실제로 관세 부과 등의 조처를 하면 주요 수출국과 수출 업체들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미국이 자동차에 대해 보호주의적 조치를 실행하면 대미 수출 규모(금액 기준)가 가장 큰 멕시코와 미 현지 생산 없이 전 판매물량을 수출로 충당하는 마쓰다 등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미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전 세계에서 1천917억3천만 달러(약 207조원) 규모로 승용차 신차를 수입했으며 멕시코가 그중 469억2천만 달러(약 50조7천억원)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캐나다(425억1천만 달러), 일본(397억8천만 달러), 독일(201억8천만 달러), 한국(157억3천만 달러·약 17조원) 등의 순이다. 이런 수출 규모 순서대로 관세 부과의 타격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는 수출이 미국 판매에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희비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마쓰다와 타타그룹의 재규어 랜드로버, 미쓰비시는 미국에 판매하는 모든 자동차를 미국 외 공장에서 만들어 팔고 있어 관세 부과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관세 부과 여부를 아직 알 수 없고 결정되더라도 실제 조치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를 지시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이날 일본 도쿄 증시에서 마쓰다 주가는 5.22% 급락했고 미쓰비시는 3.83%, 도요타는 3.05% 내렸다. 한국 증시에서 현대차는 3.11%, 기아차는 2.82% 하락했다.
미국 내 생산이 미국 판매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포드와 혼다, GM과 달리 폴크스바겐과 BMW는 미국 판매 차량의 절반 이상을 미국 외 공장에서 만들고 있어 관세 부과의 영향을 받는다.
현대·기아차 등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현지에서 공장을 돌리고는 있지만, 한국 등 미국 밖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보내는 물량도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사 지시에 대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즉각 터져 나왔다.
혼다, 닛산, 현대차 등이 회원으로 있는 세계자동차제조업협회(AGA) 존 보젤라 회장은 블룸버그에 "우리가 알기로 아무도 이런 보호를 요청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되면 미국 내 자동차 선택권은 좁아지고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마쓰다, 미쓰비시,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미국에서 57만7천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9천600개 프랜차이즈의 모임인 미국국제자동차딜러협회(AIADA) 코디 러스크 회장은 "관세는 세금"이라며 "자동차 수입을 국가안보 위협처럼 다루는 것은 미국 소비자, 딜러, 딜러업계 종사자들에게 경제적 재난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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