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잠정 봉합한 가운데 미국산 원유와 곡물의 대량수입을 추진하는 등 '트럼프 달래기'에 나섰다.
중국은 국영 시노펙(중국석유화공그룹)에 대해 다음 달 미국산 원유를 사상 최대 규모로 수입하도록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시노펙은 아시아 최대 정유 업체로, 이미 6월 선적 물량으로 하루 53만3천 배럴씩 월 1천600만 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선적하기로 했다. 이는 11억 달러(1조2천억 원) 규모다.
여기에서 얼마나 미국산 수입량을 늘릴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한 소식통은 "정부가 미국산 원유를 더 많이 선적하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 곡물 업체인 시노그레인도 이번 주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했다. 이는 4월 초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대두 120억 달러(13조 원)어치를 사들인 최대 큰손이지만 최근엔 구매를 줄이면서 미 농가를 긴장시켰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3월부터 미국산 대두 수입량을 전년보다 27% 줄인 반면 브라질산과 러시아산 대두 수입량은 각각 30%, 두 배 늘렸다.
시노그레인은 미국산 대두 가격을 문의하고 있으며, 이는 중 당국이 미국산 수입 금지를 해제하려는 신호라고 무역상들은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시노그레인이 미국 공급 업체들에 오는 8월 선적 물량부터 새로 수확한 콩뿐만 아니라 묵은 콩의 선적도 요청하고 있다"면서 "민간 기업도 미국산 대두를 수입해도 괜찮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중국의 국영 곡물 거래 업체인 중량집단(中糧集團·COFCO)도 미국산 대두 구매를 재개하도록 승인받았다고 다른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그간 무역 갈등을 고조시키던 미국과 중국이 두 차례의 고위급협상 끝에 지난 19일 통상 갈등의 이견을 봉합한 후 나온 것이다.
중국이 미국산 원유와 대두 수입을 확대하는 것은 중국에 대미 무역 흑자 감소를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화책을 제시하는 셈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미국도 중국을 상대로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기 시작한 것으로 감지됐다.
로이터 통신은 미 농무부가 중국에 유전자 변형(GMO) 곡물을 수입하도록 타진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바이오테크는 미 농무부가 중국과 협의 중인 주요 사안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GMO 곡물의 재배는 금지했으나 동물 사료용 GMO 대두와 콩의 수입은 허용하고 있다.
수개월 간 이어진 미중 무역 전쟁에서 휴전 분위기가 감돌면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도록 하는 방안의 타결이 임박했다고 이들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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