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왈리스 회장 "내년 6월 서울 학술대회 초청 계획"
"북한 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학회 적극 지원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세계응급의학회가 내년 6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학술대회(ICEM 2019)에 북한 의사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성사되면 전 세계 응급의학 전문가와 북한 의사들이 한곳에 모여 학술적 동향을 공유하고, 나아가 북한 응급의료 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25일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세계응급의학회는 내년 6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8차 세계응급의학회 학술대회에 북한 응급의학 전문가를 초청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세계응급의학회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응급의학 전문가 단체로, 내년 총회에는 약 50여 개국에서 4천여 명의 응급의학 의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학회는 전망하고 있다.
리 왈리스(Lee Wallis) 세계응급의학회 회장은 전날 서울대 의대 교육관에서 열린 제5회 글로벌 응급의료시스템 심포지엄 후 기자와 만나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와 한국 정부 등을 통해 북한 내 응급의학 전문가와의 만남을 추진한 뒤 내년 총회에 공식 초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왈리스 회장은 영국 출신으로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프리카 내 응급의료 및 재난대응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에는 이러한 아프리카 응급의료시스템 구축 성과를 알리고, 내년 6월 12~15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응급의학회 총회 실무 논의차 방한했다.
왈리스 회장은 "현재 북한의 응급의료 체계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면서 "내년 총회 개최 전에 북한에 방문해 현지 의료현황과 문제점 등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북한 응급의학 전문가들을 서울로 초청하는 등 논의 자리를 마련하고 이들이 북한 내 응급의료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응급의학회는 WHO와 35개 개발도상국의 응급의료 체계 평가 사업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북한 응급의료 체계 평가와 구축 지원 역시 유사한 맥락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상도 대한응급의학회 정책이사(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역시 "올해 남북이 긍정적인 대화를 이어갈 경우 대한응급의학회가 나서서 이르면 가을께 방북을 신청하겠다"며 "현지 전문가들과 만나 북한의 응급의료 체계를 확인하고 내년에 학술대회에서 이들과 함께 개선안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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