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컬렉션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조선의 퀴어 = 박차민정 지음.
일제강점기인 1920∼1930년대 발행된 신문과 잡지를 통해 조선에서 벌어진 다양한 성적 담론을 분석했다.
여성학을 전공하고 남성성과 여성성, 규범적 성애와 비규범적 성애 사이 경계를 연구한 저자는 젠더 비순응자라고 할 수 있는 동성애, 변태 성욕, 여장남자를 당대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봤는지 탐구한다.
저자는 당시 신문을 보면 '에로 그로 난센스'를 다룬 기사가 많았다고 설명한다. '에로틱, 그로테스크, 난센스'를 줄인 '에로 그로 난센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각종 범죄를 변태 성욕과 연결 지으려는 움직임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키스를 둘러싼 소동과 폭력, 여학교가 등장하면서 부상한 여성들 사이 친밀성, 성에 관한 근대적 규범을 만드는 데 기여한 의학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한 짧은 글을 담았다.
저자는 "1920∼1930년대는 식민지 조선에서 대중문화와 의료권력,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싹텄던 시기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무엇이 일탈인가를 결정하는 일은 결국 정상적인 여성과 남성이 어떤 방식으로 욕망하고 사랑하는가를 정의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한다.
현실문화. 320쪽. 1만6천원.
▲ 신성한 동화를 들려주시오 = 장정희 외 지음.
아동문학 개척자로 평가받는 소파 방정환(1899∼1931) 문학과 사상을 연구한 논문 12편을 모았다. 방정환연구소가 기획한 방정환총서 첫 번째 책.
장정희 방정환연구소장은 소파가 쓴 소설 '유범'을 연애소설이 아니라 독립 서사를 내면화한 항일저항소설로 조명하면서 "검열을 의식한 서술 장치로 독립이라는 기표를 독립문이라는 구체적 물상 속에 포함했다"고 강조한다.
동시를 쓰고 어린이책 번역 작업을 하는 서희경 씨는 방정환이 창간한 잡지 '어린이'를 분석해 시적 자아에 내일을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소년상이 많이 투영됐다고 주장한다.
소명출판. 510쪽. 3만8천원.
▲ 천상의 컬렉션 = KBS 천상의 컬렉션 제작팀 지음.
KBS TV가 방송한 동명 교양 프로그램이 소개한 우리 문화재 25건을 책 한 권으로 엮었다.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 백제 금동대향로, 경주 계림로 보검, 경천사지 십층석탑, 조선백자 달항아리 같은 대표 문화재에 얽힌 이야기를 컬러 도판과 함께 실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탁현규 간송미술관 연구원이 해설과 감수를 맡았다.
인플루엔셜. 336쪽. 1만8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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