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한밤에 쓴 위문편지·신가족의 탄생·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 2004년 중편동화 '엄마의 날개'로 푸른문학상을, 2005년 장편동화 '무덤 속의 그림'으로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등단한 문영숙 작가의 첫 자전 에세이.
전업주부로 살아온 그는 나이 쉰을 넘어 꿈을 이뤘다. 이후 거의 매년 한 권씩 출간해 어느새 작품 수가 20여 권을 넘었다.
1953년생인 그는 시대와 사회가 여성에게 씌운 멍에를 오랜 세월 짊어져야 했다.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며 중등과정인 고등공민학교를 끝으로 배움을 접었고, 결혼 후 '황제'로 군림하는 남편을 견뎌야 했다. 7년 동안 치매를 앓은 시어머니를 병간호하는 것도 며느리인 그의 몫이었다. 무엇이든 반대하는 가부장적 남편과 숨바꼭질하며 시와 수필, 소설 창작을 배우고,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해 대학을 다녔다. 그는 "오늘의 내가 되기까지 쉽게 이룬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서울셀렉션. 248쪽. 1만3천원.
▲ 세상은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 = '거리 예술가' 홍승희의 신작 에세이.
저자는 국가권력을 풍자하는 그라피티를 그리고 세월호 애도 퍼포먼스를 하고 대학에서 성별 이분법을 비판하는 강연을 하는 등 영페미니스트의 대표 주자로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정해진 길보다 기꺼이 불확실하고 무한한 세계를 선택하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이는 사회의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지 않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세상이 탈락시킨 의미를 발견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 제도권 교육에 흥미를 잃어 일찍 학교를 떠난 친구 가피, 복잡한 사연을 안고 있는 여자교도소의 수용자들, 함께 사는 단짝 타투이스트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인간식물', '까꿍', '흐물흐물' 등 저자가 직접 그린 12점의 유화도 수록됐다. 김영사. 308쪽. 1만5천원.
▲ 한밤에 쓴 위문편지 = 시인이자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인 이승하의 에세이.
'아픈 이웃에게'라는 부제로 환자들을 위로하는 글을 담았다. 지금 병상에 있거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중환자실 환자의 가족, 보호자, 간병인, 의료인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그는 생로병사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이지만, 어떻게 대면하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케이엠. 203쪽. 1만5천원.
▲ 신가족의 탄생- 유별난 성소수자 가족공동체 이야기 = 성소수자 커플과 무지개집 공동체, 성북마을무지개 공동체 등 10개 가족공동체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은 책.
이들은 자신의 삶을 풀어놓으며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다.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 소속감과 안정감을 안겨주고,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공동의 목적을 이루는" 관계를 가족이라고 하면 안 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모두가 누려야 할 사회안전망 밖으로 이들을 내몰 권리, 인권을 억압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말한다.
친구사이·가구넷 지음. 시대의창. 272쪽. 1만6천800원.
▲ 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 = '북 카투니스트'로 활동하는 작가 뚜루의 카툰 에세이. 가족을 주제로 카툰 형식으로 쓴 책이다.
저자는 가족 간의 대화가 실패하는 이유를 각자 '입'만 있고 '귀'는 없다는 데서 찾는다. 무의식적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영혼을 갉아먹는 말을 쏟아낸다. 이렇게 자신의 말만 반복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해하려고 애써보자고 저자는 제안한다. 또 '드라마 같은' 화해는 판타지일 뿐이고, 이상적인 가족 또한 '모래 위에 지은 성' 같다고 생각하며 '배려'를 기본으로 출발하자고 강조한다.
나무발전소. 196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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