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명 신도와 함께 같은 방서 기도"…보건당국 긴장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에볼라 바이러스로 비상이 걸린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병원 격리 시설을 탈출했던 감염자 2명이 곧바로 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민주콩고 현지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MSF)의 긴급 의료 조정담당자인 쟝 클레망 카브롤 박사는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사흘 전 음반다카의 병원을 탈출한 환자 2명이 50여 명의 신도가 모여 있던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인구 100만의 대도시인 음반다카에서는 최근 에볼라 확진 환자가 발생해 민주콩고 보건당국이 필사적으로 방역망을 구축하고 있다.
교통의 요지인 데다 유동 인구가 많은 이곳의 방역망이 무너지면 자칫 인구 1천만인 수도 킨샤사까지 에볼라가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브롤 박사는 병원을 탈출한 환자 두 명이 고열과 구토 증세를 보였고 혼자는 걸을 수도 없었다며, 가족들이 오토바이 6대를 동원해 이들을 병원 밖으로 빼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민주콩고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사악한 영혼의 저주라고 믿는 미신 때문에 비감염자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고열, 구토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병원 대신 종교 시설을 찾고 있어 의료진이 질병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요일 밤 병원에서 탈출한 2명의 환자는 교회 예배 참석한 뒤 몇 시간이 지나 숨졌다.
카브롤 박사는 "숨진 2명은 에볼라 양성 반응을 보였고, 기도실에서 이들과 있었던 사람이 50∼60명가량 된다"고 말했다.
민주콩고에서는 1976년 이후 9번 에볼라가 발생했다. 지난 8일 첫 확진 환자보고 이후 총 27명이 숨졌다. 2014∼2016년 서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 사태 때는 1만1천300여 명이 희생됐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