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7일 사흘간 경고파업, 합의안 이행 촉구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지난해 부산경마장 말 관리사들이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을 주장하며 잇따라 목숨을 끊은 것을 계기로 말 관리사 처우개선을 위해 합의안과 단계적 시행방안이 도출됐지만, 합의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말 관리사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말 관리사 노조는 '말 관리사 고용구조 개선 합의안'을 제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25일부터 사흘간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8월 농림식품부의 중재로 부산경마장의 말 관리사 처우개선을 위해 전문가와 마사회, 양대노총 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돼 '말 관리사 고용구조 개선 협의안'이 도출됐다.
해당 협의안에는 부산경마장의 말 관리사들이 경마팀 감독격인 '조교사'에게 개별 고용되는 현행 제도 대신 조교사 단체에 집단 고용돼 개별 조교사들의 부당 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핵심 개선 방안으로 포함됐다.
집단 고용방식은 이미 서울 경마장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안이다.
협의안에는 올해 3월까지 부산경마장에 조교사 단체를 출범하고 농식품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아직 이런 절차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서울 조교사 협회는 1993년 출범 때 마사회가 37억원을 지원해 원만한 출범이 가능했는데 부산 조교사 협회 출범 때는 3억원만 지원해 사실상 협회 출범이 어려운 상태"라면서 "개선안 이행을 위한 재정적 지원이 충분한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부산경마장 말 관리사의 '임금성 상금' 총액은 178억원으로 서울말 관리사의 68%에 불과해 안정적인 임금 확보 자체가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그런데도 부산 말 관리사는 서울보다 1인당 관리하는 말의 마릿수도 많고 주일에 10시간 더 근무하는 등 저임금 착취 구조가 굳어져 제도 개선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5월과 7월 부산경마장에서 말 관리사 박모(38) 씨와 이모(36) 씨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조는 당시 두 달여 간 투쟁을 하며 거리로 나왔고 부산경마장 말 관리사 처우개선 논의가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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