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회담 취소방침을 밝히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보낸 공개서한은 '너무 트럼프다운' 내용이라고 캐나다 유력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이 24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 습관 등에 밝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그의 서한이 유감과 교만, 수동-공격적(passive-aggressive) 성향을 반복하며 전형적인 그의 표현 방식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이 회담 취소 자체에 대한 충격만큼이나 여러 대목에서 눈길을 끈다면서 260개 단어로 이루어진 내용에 그가 즐겨 쓰는 형용사들이 다수 등장한다고 지적하고 '엄청난(tremendous)', '막강한(massive)', '아름다운(beautiful)', '슬픈(sad)' 등의 단어를 예시했다.
이어 이 표현들은 그의 심사만큼이나 다층적인 뜻을 드러내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서한은 "애석하게도"라는 표현으로 회담 취소를 통보하고 바로 두 문장 뒤 갑자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미국의 핵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이어 후반부에서는 미국인 인질석방을 "아름다운 제스처"라고 평가하고 회담 성사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콜롬비아 대학의 한 역사학자는 서한의 톤에 대해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상대와 헤어지기로 하면서 '내가 아니라 너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다른 북한 문제 전문가는 서한에서 드러난 언어가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나로서는 혼란스럽다"며 "그는 회담을 원하지만, 그러나 또 회담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우리 중 누가 더 큰 핵 단추를 갖고 있는지를 두고 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이를 완전히 불필요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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