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로 싱가로프에서 열기로 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한데 대해 그동안 회담을 준비해온 현지 북한대사관은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발표 이튿날인 25일 싱가포르 노스 브릿지가(街)에 있는 주싱가포르 북한대사관에는 오전 10시쯤에 2명의 남자 직원이 출근했다.
이 가운데 연장자로 보이는 직원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와 남북고위급 회담 재개 등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것은 위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고만 답한 뒤 서둘러 문을 걸어 잠갔다.
북한이 강경한 태도로 돌변하고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회담 취소를 발표했지만, 양측이 추후 회담 재개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황에서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피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대사관 직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발표했을 당시에는 한국 기자들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표출하기도 했지만, 이후 북한을 자극하는 미국 고위급 인사의 발언이 나오고 회담 상황이 불투명해지자 미국을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북미회담 취소 후속 보도를 온라인판의 톱뉴스로 유지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싱가포르 시민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발표가 그만의 '북한 길들이기'라는 언론의 분석에 귀를 기울이며 회담이 성사되기를 기원했다.
한 싱가포르 주민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트럼프의 스타일에 다시 한 번 놀랐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이 다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으니 상황이 반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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