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종교계와 여성계가 25일 북미정상회담 무산에 우려를 표하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회담 무산 원인 등에 대한 시각은 단체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한목소리로 평화적인 대화 재개를 강조했다.
진보 성향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논평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법은 비폭력적 대화라고 확신한다"며 "북미 양국이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서로 신뢰를 쌓고, 화해와 평화로 가는 올바른 길을 찾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NCCK는 다음 달 7일 각지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고 북미정상회담을 촉구하는 촛불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미국교회협의회(NCCCUSA)를 비롯한 세계교회도 동참한다.
NCCK는 다음 달 11일부터는 일본 도쿄와 히로시마, 한국 파주, 강화, 서울 등지에서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보수 성향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은 이날 성명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로 가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 가시밭길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달으며, 그동안의 기대와 희망이 절망과 탄식으로 바뀌지 않도록 대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 여정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훈풍이 불던 한반도를 또다시 격랑에 휩싸이게 하는 그 어떤 군사적 무력 충돌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북한은 과거로 되돌아가기에 너무 먼 길을 왔으며, 스스로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다른 방도가 없음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불교계도 회담 취소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기적처럼 만들어진 이번 북미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는 너무나 컸다"며 "북한과 미국은 평정심을 되찾고 서로에 대한 배려심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불교에서는 험한 말로 서로를 자극하며 괴롭히는 구업(口業)을 짓지 말라는 것이 중요한 가르침"이라며 "이번 기회에 북한, 미국은 말을 함부로 하는 것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8 여성평화걷기 행사를 위해 방한한 세계 여성평화운동가들도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197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메어리드 매과이어는 "평화조약으로 남과 북이 교류를 시작하고 이산가족이 상봉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은 떨어져 있는 이산가족이 만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모두 한반도 평화, 전 세계 비핵화를 위해 함께해주시길 바란다"며 "역사의 전환점에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군사주의를 물리치고 한반도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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