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가운데 부산에서 처음으로 외국어고 한 곳이 일반계 고교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외국어고는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단계적으로 현재의 특목고 체제를 일반계 고교로 전환해 운영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학교 측은 지난 18일 학교운영위원회와 전교 학부모회 대표에게 이런 계획을 알린 데 이어 학생과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그동안 몇 차례의 공청회가 열렸고 지난 25일에는 전교 학부모회의까지 개최됐다.
학교 측이 개교 15년 만에 일반계 고교 전환을 추진하는 주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부산국제외고는 지난해 신입생 160명을 모집하는 데에 169명이 지원하는 등 향후 미달 사태가 예견되고 있다.
특목고는 일반계 고교와 달리 수업료 등의 자체수입으로 학교를 운영하는데 신입생 수가 줄어들면 재정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부터는 신입생 모집이 전기고 지원이 아니라 후기고 지원으로 변경돼 다른 일반계 고교와 같은 시기에 모집 전형이 진행된다.
이전까지는 특목고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하면 일반계 고교에 지원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특목고 지원 시 일반계 고교 강제 임의배정 동의서를 받기 때문에 집에서 먼 학교로 배정될 가능성 탓에 학생들이 특목고 지원을 주저하게 된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학교 측의 이런 계획이 알려지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일반계 고교 전환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학교 측이 성급하게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중에 시 교육청에 전환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현재 재학생들에게는 조금도 변함이 없이 특목고 체제로 운영되며 일반계 고교로 전환되더라도 그동안 우리 학교가 보여줬던 교육의 열정은 조금도 변함없이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목고의 일반계 고교 전환이 가능하려면 우선 시 교육청의 특수목적고 지정 운영위원회에서 지정취소 결정을 받아야 한다.
이후 청문 절차를 거치게 되고 교육부가 동의하면 전환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특목고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며 "학교 측이 전환 신청을 하면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는 부산국제외고 외에 부산외고와 부일외고 등 모두 3개의 외국어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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