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한국교육행정학회 학술대회서 지적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교육부 장관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성공적으로 교육정책을 펴나가려면 관료, 학생·학부모, 시민단체, 언론 외에 청와대를 상대로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육행정학회는 전날 동국대에서 춘계학술대회를 열어 '한국의 교육리더십'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역대 교육부 장관 5명과의 대담을 바탕으로 한 주제발표에서 "교육부 장관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역량이 부족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은 국민이 장관의 권한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교육부 장관의 권한에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예컨대 선출직인 교육감은 4년 임기가 보장된다.
이에 비해 초대 안호상 장관부터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교육부 장관인 이준식 부총리까지 평균 재임 기간은 14.49개월이다.
교육부 장관은 예산 확보를 위해 타 부처와 힘겨루기를 해야 하지만 교육감은 법에 따라 배분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
교육부가 시행하는 정책은 주로 법령에 근거하고 있어 기존 정책을 뒤집기 쉽지 않지만 교육청 업무는 별도의 법적 조치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게 박 교수의 분석이다.
대통령에게 막강한 권한이 집중된 시스템 속에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교육부 장관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어려운 것도 큰 문제다.
박 교수는 인사청문회라는 벽이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이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무 때나 장관으로 내정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교육부 장관만큼은 자주 바꾸지 않겠다고 강조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7명의 교육부 장관을 임명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교육부 장관은 조종간을 청와대가 쥐고 있는 대통령의 아바타와 비슷하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과 유치원 방과 후 영어 특별활동 금지 논란이 일자 정책 혼선으로 비판받았는데 당시 청와대와 여당이 정책 추진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 교수는 앞으로 교육부 장관이 정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청와대를 상대로 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는 교육부 장관이 정치가보다는 행정가라고 생각하고 정치적 중립이라는 교육적 가치를 지켜내기를 기대한다"며 "장관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가장 중요한 대상은 바로 대통령과 청와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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