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참관단으로 中도 다녀와…노동당의 軍 통제 강화조치 분석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 인민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이 김정각에서 김수길 전 평양시 당위원장으로 교체됐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장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수행자로 '총정치국장 육군 대장 김수길'이라고 밝혀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군 총정치국은 북한군 간부들에 대한 인사·검열·통제권을 갖고 있으며 군인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책임진 군 핵심기관으로, 총정치국장은 북한 권력 서열 5위 안에 들어간다.
김 신임 총정치국장 인사는 지난 17일 열린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1차 확대회의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지난 14∼24일 평양시 당위원장 자격으로 '노동당 친선 참관단'에 포함돼 중국을 방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고 현지의 개혁개방 현장을 돌아본 만큼 평양으로 귀환 직후 총정치국장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신임 총정치국장은 정통 군 출신이자 총정치국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김정은 체제 들어 2013년 10월 중장(우리의 소장)에 올랐고, 이번에 별 2개를 추가하며 대장으로 고속승진했다.
그는 2013년 총정치국장 다음의 서열인 조직국 부국장에 임명돼 군인들의 조직생활 전반을 관장했다.
그러나 2014년 4월 군복을 벗고 북한의 수도인 평양시를 총괄하는 당 책임비서(현 당위원장)로 자리를 옮겨 최근까지 당 관료로 일했다.
작년 11월에는 노동당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19차 공산당·노동당 국제회의에도 참석했다.
김 신임 군 총정치국장이 다시 군복을 입고 총정치국장으로 승진한 것은 군에 대한 노동당의 통제 강화 조치의 하나로 풀이된다.
그가 노동당의 핵심 위치인 평양시 당위원장으로 4년 넘게 일한 만큼 그의 군 총정치국장 기용은 군을 노동당의 지휘 아래 두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정운영 정상화 구상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신임 총정치국장은 당·정·군 간부들에 대한 인사와 조직생활을 통제하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수장인 최룡해 당 부위원장 겸 부장과 가까운 인물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군인이던 2013년 최룡해 당시 군 총정치국장의 중국 방문을 수행한 뒤 승승장구했으며 처형당한 장성택의 측근이던 문경덕이 숙청된 이후 후임자로 임명돼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시 건설을 앞장서 실현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최룡해 부장이 김정은 체제의 첫 군 총정치국장으로 군을 '김정은의 군'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것처럼 김수길 신임 총정치국장도 안정을 찾아가는 북한군을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대로 재편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임 김정각은 황병서 후임으로 지난 2월 총정치국장에 올랐으나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물러나 군부 원로로서 임시대행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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