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전부터 시험…벤치선 사진만 볼 수 있어 실효성은 '글쎄'
(대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 중 하나는 감독이 벤치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코치진과 실시간으로 교신할 수 있는 헤드셋 사용이다.
27일 대한축구협회가 전한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워크숍 내용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경기 때 각 벤치에는 헤드셋 두 개와 태블릿PC 하나가 제공된다.
감독이나 코치 등 기술 스태프가 헤드셋 하나와 태블릿을 가지고, 나머지 헤드셋 하나는 의무팀 몫이다.
기자석에는 총 세 명이 앉을 수 있는데, 인원 배정은 팀에서 조정할 수 있다. 세 명 모두 헤드셋을 끼고 벤치와 소통할 수 있으며, 노트북은 2대를 쓸 수 있다.
기자석의 기술 스태프용 노트북에선 경기 전체 화면과 골대 쪽 영상이 흐르고, 슈팅과 파울 수, 점유율 등 기본적인 정보가 제공돼 작전에 활용할 수 있다.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기자석에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와 채봉주 분석관을 고정하고, 다른 한 자리는 코치진이 번갈아 앉기로 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웨덴과의 1차전에는 차두리 코치가, 멕시코와의 경기엔 전경준 코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공개했다.
두 코치가 각 상대국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만큼 경기 상황에 따라 빠르게 결정해 대처가 가능할 거라는 판단에서다.
28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는 미냐노, 전경준 코치, 채 분석관이 앉아 첫 시험 가동에 나선다.
다음 달 1일 전주에서 열리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경기 땐 차 코치가 스웨덴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게 돼 김남일 코치가 투입된다.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기자석에서 분석에 활용한 영상을 벤치로 전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영상을 캡처한 사진만 보낼 수 있다. 헤드셋으로 대화하고, 사진에 선을 그리거나 영어로 글씨를 쓸 수는 있다.
통신 사정 등으로 영상 전달에 문제가 생겨 경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부득이하게 사진만 보내는 쪽으로 결정됐다는 게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워크숍 참가자들 사이에선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대표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영상을 이용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워크숍 현장에서도 항의와 질문이 많았다고 들었다"면서 "이번 대회는 조심하며 시험하는 차원이라는 게 FIFA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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