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직원·학생·동문 모두 참여…다른 사립대로 확산할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성신여대가 개교 81년 만에 처음으로 교수는 물론 직원, 동문, 학생 등 학내외 모든 구성원의 손으로 총장을 직접 선출한다.
28일 성신여대에 따르면 학내외 구성원이 참여하는 신임 총장 투표가 30일 시행된다. 주체별 투표 반영 비율은 교수가 76%로 가장 많다. 이어 직원 10%, 학생 9%, 동문 5% 순이다.
후보는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 양보경(63·여) 교수, 인문과학대학 독일어문·문화학과 김한란(63·여) 교수, 법과대학 법학과 전광백(61) 교수 등 3명이다.
이날 투표 결과 과반을 득표한 후보자가 없으면 31일에 1·2위 후보자끼리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1938년 개교한 성신여대는 최근까지 이사회가 총장을 지명해왔으나, 심화진 전 총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은 후 직선제로 전환했다.
국립대가 아닌 사립대에서 총장 직선제는 찾아보기 드문 일이다. 총장을 학내 구성원들이 직접 뽑은 사례는 지난해 이화여대에 이어 성신여대가 두 번째다.
이에 올해로 총장 임기가 끝나는 동덕여대와 고려대 등 다른 사립대학 학생들도 총장 직선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동덕여대 김낙훈 총장은 오는 8월 말, 고려대 염재호 총장은 12월 말로 임기가 각각 끝난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총장 후보자가 정해지는 대로 자체 총장 선거를 치르고 그 결과를 이사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매주 화요일 서울캠퍼스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총장 직선제 도입을 촉구해왔으나 학교 측이 이를 수용할 움직임이 없자 '자체 투표 후 결과 전달'이라는 차선책을 내놨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김아현 사회연대국장은 "학교 측에서 총장 선출 과정을 학생들과 전혀 공유하지 않고 있어서 정확한 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나 자체적으로 투표를 해보고, 이사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지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가 꾸려지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학교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는 등 총장 선출을 앞두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생이 참여하는 총장 직선제 도입 운동을 벌이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공동의장을 맡은 고려대 김태구 총학생회장은 "이사회와 학교법인, 교우회가 모여 총장 선출 방식을 정하기 전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사진의 뜻만으로 총장을 뽑다 보니 학내 갈등이 발생하면 총장은 학생들의 목소리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는다"며 "적은 비율이나마 학생들이 투표권을 쥔다면 총장 후보들이 공청회를 여는 등 최소한의 제스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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