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1타 차 준우승 아쉬움 날린 1타 차 우승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이 열린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 트래비스 포인트 컨트리클럽의 마지막 18번 홀은 비교적 쉬운 홀이었다.
28일(한국시간) 최종 라운드에서만 70명의 선수 가운데 44명의 선수가 이 홀에서 버디에 성공했다.
그러나 18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선 이민지(22)는 어느 홀보다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한 홀 먼저 경기를 마친 김인경(30)과 15언더파 공동 선두인 상황에서 들어선 마지막 홀이었기 때문이다.
우승과 연장, 혹은 준우승의 갈림길에 선 이민지는 부담과 긴장을 이겨내고 18번 홀 버디에 성공했고, 자신의 스물두 번째 생일에 네 번째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올해 샷이 좋았다"며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우승을 해서 기쁘다"고 첫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 이미 다섯 차례나 톱 10에 들었던 이민지는 18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들어서면서 "드라이버샷만 잘 나오면 두 번 만에 그린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바로 전 17번 홀(파4)에서 스리퍼트 보기를 범해 흔들릴 법도 했지만 자신감 있는 티샷으로 좋은 위치에 공을 보냈다.
두 번째 샷은 아슬아슬했다.
티샷한 공이 떨어진 지점에서 그린 사이에는 커다란 나무 숲이 있었다. 같은 조에서 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의 공도 나무를 맞고 떨어졌다.
그러나 다행히 이민지의 두 번째 샷은 나무를 피해 그린 오른쪽에 떨어졌고, 이민지는 칩샷으로 공을 홀 90㎝ 가까이에 바짝 붙여놓은 후 편안하게 챔피언 퍼트에 성공했다.
이민지는 "나무를 거의 스칠 뻔했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위치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생일 선물이 된 이번 우승은 이민지의 통산 네 번째 LPGA 투어 우승이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였던 이민지는 퀄리파잉 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해 2015년 LPGA 무대를 처음 밟은 후 그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6년에도 롯데 챔피언십과 블루베이 LPGA에서 2승을 챙겼으나 지난해에는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톱 10에만 10번 들었다.
그중 한 번이 지난해 볼빅 챔피언십이었다.
당시 이민지는 펑산산(중국)에 1타 뒤져 박성현(25)과 나란히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1년 전 1타 차 준우승의 아쉬움을 이번 대회 1타 차 우승으로 깨끗이 씻어버린 것이다.
기분 좋은 우승으로 내주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을 준비할 수 있게 된 이민지는 "다음 주는 완전히 다른 주가 될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샷과 퍼트가 좋기 때문에 좋은 한주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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