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사 후보 첫 TV토론회…인권조례 폐지 문제 놓고 격돌

입력 2018-05-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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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사 후보 첫 TV토론회…인권조례 폐지 문제 놓고 격돌
"동성애자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 있어" vs "동성연애, 인권으로 포장 안 돼"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6·13 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와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는 28일 열린 첫 TV 토론회에서 충남인권조례 폐지 문제 등 도정 현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KBS 대전총국에서 열린 충남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양 후보가 누구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위해 인권조례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자, 이 후보는 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양성화한다고 반박하는 등 날선 공방을 벌였다.
양 후보는 인권조례를 둘러싼 갈등 해소방안을 주제로 한 주도권 토론에서 "충남인권조례는 2012년 지금의 야당 의원들이 절대다수인 의석 체제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야당 의원들이 주도해 폐지한 것에 대해 도민께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동성애자에게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이는 국가인권위원회법과 자유한국당 윤리규정에도 보장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인제 후보 본인도 과거 인터뷰에서 동성애자를 하나의 인격체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인권조례가 일부일처제를 파괴·조장한다고 하시는데, 어느 조항에 그렇게 비약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실제 이 후보는 1997년 대선 후보로 나섰을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동성애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회에 저항하고 자신의 성 아이덴티티를 주장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며 "영화 '필라델피아'에서 나타난 것처럼 동성애자를 하나의 신성한 인격체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인제 후보는 "당시 인터뷰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동성애자를 학대하거나 처벌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동성애로 유명한 연예인의 출연 기회를 박탈하거나 취직하지 못하도록 차별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동성연애를 인권으로 포장하고 동성애를 조장하는 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인권조례는 도민의 보편적 인권보호를 위해 2012년 5월 만들어진 조례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6곳이 제정해 시행해 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충남도의회 의원들이 충남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옹호,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폐지안을 발의, 공포함에 따라 충남도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인권조례를 폐지한 사례가 됐다.
두 후보는 이어 각각 도지사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긴 점과 여러 차례 당적을 옮긴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후보가 양 후보에 대해 "천안병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도지사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묻자, 양 후보 역시 "통합민주당에 뼈를 묻겠다고 했는데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두 후보는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과 3농(농어민·농어업·농어촌) 정책 실효성 문제 등 도정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우며 공방을 이어갔다.
양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함께 할 힘 있는 도지사가 되겠다", 이 후보는 "충남 경제에 불을 붙일 도지사가 되겠다"고 약속하며 1시간 30분 동안의 토론을 마무리했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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