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장 출신 민주 김일권·현 시장 한국 나동연 후보 '숙명적 한 판'
(양산=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경남의 가장 동쪽,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부산과 경계를 이루는 양산시 행정을 총괄할 시장 선거엔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현직 시장인 자유한국당 후보가 한 치도 물러날 수 없는 양자대결을 벌이고 있다.
시의회의장을 지낸 민주당 김일권(66) 후보와 한국당 나동연(62)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세 번째 맞닥뜨렸다.
4년 전인 2014년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 후보는 4만4천523표(37.74%)를 획득, 6만4천213표를 얻은 새누리당 나 후보에 1만9천690표(16.7% 포인트)차로 졌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나 후보가 4만1천890표(42.30%)를 얻어 당선될 때 무소속인 김 후보는 1만6천500표(16.66%)를 얻어 민주당 후보에 이어 3위에 그쳤다.
8년의 세월이 흘러 나 후보는 경남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선 유일하게 3선에, 김 후보는 시장직 3수(修)에 도전하게 됐다.
그동안 정치 지형과 여건도 많이 바뀌어 이번 양자대결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무소속과 야당 소속이었던 김 후보가 여당 소속으로 변신했다. 여기에다 양산은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곳이란 상징성도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했던 경남지역에서도 여당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 야당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경남의 진보성향 정당의 지지율은 동쪽이 높고 서쪽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고서저(東高西低)' 현상을 보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역대 양산시장 선거 결과를 보면 3회와 5·6회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과 후신인 새누리당 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1·2·4회 선거에선 무소속이 당선됐지만, 보수 성향이 강했다.
나 시장은 양산이 시 승격 21년 만에 인구가 2배인 33만여 명으로 늘어나는 등 부산·울산시에 낀 배후도시에서 '중견 자족도시'로 성장한 점을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비해 김 후보는 "양산은 젊은 도시며 동시에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처할 곳이다"라며 "8년을 준비해온 만큼 시민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그는 또 "부산대 여유부지가 개발되지 않아 양산 신도시 허리가 끊겼다"며 "이곳에 1조7천억원을 투자해 문 대통령 공약대로 의생명 특화단지를 조성해야 하는데 이를 성사시키려면 민주당 도지사, 시장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후보 공천 과정에서 큰 진통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박사모 중앙 상임고문 전력'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나 후보는 "양산이 외적 성장은 했지만, 민선 7기엔 이를 완성하는 '르네상스 양산' 시대가 될 것"이라며 "정치적으로도 당이 어려운데 낙동강을 반드시 사수하고 멸사봉공의 자세로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지방선거를 앞둔 현직 기초단체장으로선 이례적으로 한국당 양산시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만큼 경남도지사를 지낸 홍준표 당 대표의 신임이 두텁다는 이야기다.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측에서 나 시장 측의 속칭 '카드 깡' 수법에 의한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이 제기돼 지난 3월 시장 집무실 등에 대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여당 후보로 변신해 3수에 나선 김일권 후보와 경남서 유일하게 3선에 도전하는 나동연 후보의 세 번째 대결 결과에 벌써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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