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시가 '숲 속의 파티'를 주제로 지난 25∼27일 개최한 '2018 수원연극축제'가 사흘간 15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성황리에 종료했다.
29일 수원시에 따르면 22회째를 맞은 올해 수원연극축제의 관람객 수는 역대 가장 많은 15만12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극축제 때의 5만2천600명과 비교하면 2.8배나 늘었다.
수원시는 다채로운 공연과 탄탄한 연출력, 숲 속이라는 이색적인 개최장소가 인기를 끈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번 수원연극축제에는 국내외 초청작, 생활연극인·청소년이 참여하는 '시민프린지' 작품 등 37개 작품이 사흘간 89회 상영됐다.
이 가운데 해외 초청 6개 작품이 주목을 받았다.
개막작인 엑스프레스(프랑스)의 '인간 모빌(Mobil Homme)'은 장난감 병정을 연상시키는 6명의 광대가 30m 높이의 크레인에 매달려 흥겹게 타악기를 연주하고, 크레인 꼭대기에서는 가냘픈 여성 곡예사가 위험천만한 퍼포먼스를 펼쳐 큰 인기를 끌었다.
트랑스 엑스프레스는 알베르빌 동계올림픽(1992) 개막식을 비롯해 전 세계 50개국에서 다양한 축제에 참여했으며, 80여 편의 레퍼토리를 선보여 왔다.
익룡 형상의 거대한 생명체 모형이 화려한 빛을 내뿜으며 행진하는 클로즈 액트(네덜란드)의 '버드맨(Birdmen)'과 힙합 무용수들이 높은 철망 앞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해체하며 '긴장과 해방'을 표현한 딥틱(프랑스)의 '해체'도 관객의 시선을 끌었다.
국내 초청작도 탄탄한 연출력과 메시지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늘을 향해 끊임없이 봉을 타고 오르고, 다시 아래로 떨어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외봉인생', 대형 사다리의 움직임으로 인간의 본성을 묘사한 '충동', 건물 외벽을 무대로 애벌레가 성충이 돼 날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단디우화'도 관람객의 박수를 받았다.
'수원화성'이던 수원연극축제의 주 무대를 올해 처음으로 옛 서울대 농생명대학교 자리인 경기상상캠퍼스 숲으로 옮긴 것도 주효했다.
대학교 이전으로 13년간 비어있던 캠퍼스 자리에는 아름다운 숲이 무성해졌고, 대학 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청년예술창업자를 양성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대형무대 공연이나 화려한 개·폐회식이 없어도 관람객들은 몽환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야간의 숲 속 어디에나 편안하게 앉거나 서서 다채로운 연극의 세계를 경험했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숲 속에 놀러 와 곳곳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쉬다가 공연이 열리면 무대를 찾아다니며 여유롭게 공연을 즐기는 관람방식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올해 수원연극축제는 볼거리가 다양하고 흥미로웠다는 관람객의 평가가 많았다"면서 "앞으로도 수원시를 대표하는 거리극 축제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원시가 주최하고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수원연극축제는 지난 1996년 수원화성축성 200주년을 기념해 시작된 국제연극제로, 2014년까지 수원화성국제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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