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아이코스·글로·릴 등 3종류 검사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흡연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얼마나 많은 유해물질이 들어있는지 보건당국이 조사한 결과가 내달 공개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평가결과를 6월 13일 이전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검사에 들어간 지 11개월만이다.
평가대상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BAT 코리아의 '글로', KT&G[033780]의 '릴' 등 3종류다.
식약처는 그간 자체 시험방법을 개발해 인체에 해로운 니코틴과 타르 등의 유해물질들이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과정에서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집중해서 검사해왔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에 직접 불을 붙여 태우는 일반 궐련 담배와 달리, 전용 담배(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연초 고형물)를 충전식 전자장치에 꽂아 고열로 찌는 방식이다.
이런 가열방식으로 발생하는 증기에는 일반 담배의 연기와 비교해 유해물질이 적게 들어있어 덜 해롭다고 담배업계는 주장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국내외 연구보고서를 보면,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타르와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각종 독성물질을 상당 수준 배출한다.
여기에다 포름알데히드와 아크롤레인, 벤조피렌, 벤즈안트라센, 피렌 등 발암물질도 들어있다.
특히 아크롤레인과 벤즈안트라센은 생식기 계통에 손상을 일으킬 잠재적 가능성이 있는 등 생식발달에 영향을 준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도 정부를 거들었다.
학회측은 최근 '가열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 자료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직접 가열하는 방식으로 위험도 측면에서 기존의 일반 담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독을 부추기는 '또 다른 담배'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보건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이런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점을 고려해 암 유발을 상징하는 경고그림을 오는 12월부터 부착하기로 했다.
이에 담배 제조업체들의 모임인 한국담배협회는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분 검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는데 정부가 과학적 근거도 없이 성급히 암세포 사진이 있는 경고그림을 도입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고 시기상조"라며 반발하고 있다.
필립모리스가 2017년 5월 28일 아이코스를 내놓으며 국내 첫선을 보인 궐련형 전자담배는 출시 11개월만인 올해 3월 현재까지 1억6천300갑(1갑당 20개비)이나 판매되는 등 흡연자를 사로잡으며 담배시장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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