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수 북한에서 '아랫동네 살결물'로 인기…"남북관계 주시…북한 어린이 지원 재개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 '설화수'는 북한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 제품이다.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북한과 다양한 인연이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이 회사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선대 회장은 황해도 평산 출신의 '개성상인'이다.
서 창업주는 1930년대 개성 남문 앞 창성상회에서 직접 동백기름을 짜 만든 머릿기름을 팔았던 모친 윤독정 여사를 도우면서 자연히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어머니가 세운 창성상회를 '태평양상회'로 이름을 바꾸는 등 사업을 이끌던 서 창업주는 1947년 광복 정국의 혼란 속에서 개성을 떠나 서울에 자리 잡은 후 다시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그는 평소 북한 여성들에게 화장품과 비누 등 생활용품을 공급하기 위해 평산에 생활용품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는 등 고향에 깊은 애정을 보여왔다.
아직 공장은 짓지 못했지만, 2015년에는 개성공단 2호 면세점에 아모레퍼시픽 브랜드가 입점해 눈길을 끌었다.
아모레퍼시픽은 당시 자사 로드숍인 '아리따움'에 들어오는 제품들을 공단 내 남한 근로자와 공단을 오가는 내·외국인들에게 판매했다.
직접 유통되는 경로는 없지만, 설화수는 북한의 고위층 부녀자들 사이에서도 '아랫동네 살결물'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했다.
북한의 조선중앙TV가 2013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업을 앞둔 주민 종합편의시설 '해당화관'의 화장품 판매장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을 때도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가 수입 브랜드 로레알, 랑콤과 함께 포착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가 북한에서 인기라는 얘기는 들었다"며 "현재 우리가 직접 유통하고 있지 않으니, 중국 쪽을 통해 들어가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북한 관련 사업은 하고 있지 않지만, 서경배 회장은 부친인 서 창업주의 유지를 받들어 다양한 북한 지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북한 어린이의 영양 개선과 보건서비스 증진을 지원하고자 유니세프 등 3개 기관에 아모레퍼시픽과 서 회장이 각각 17억원, 20억원을 후원했다.
2008년에는 평양의학대학병원 어깨동무 소아병동의 5층 병동과 의료교육센터 '아모레퍼시픽 서성환홀' 건립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미 인지도가 있는 만큼 북한에 진출하면 성공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은 지속해서 나오고 있으나, 아모레퍼시픽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남북 관계의 향방을 주시하는 단계"라며 "아직 북한 관련 사업 계획 등은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은 정부의 인도적 지원 재개 방침이 확정되면 민간기구인 '어린이 어깨동무', 국제기구인 'WFP'와 손잡고 중단된 북한에 대한 지원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성환 선대 회장님께서는 생전에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이루려면 지속적인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며 "서경배 회장님과 아모레퍼시픽은 이러한 유지에 따라 오래전부터 북한 어린이의 영양 개선과 보건서비스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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