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N 협상 대표, 이반 두케 당선 가능성 속 대화 지속 방침 밝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콜롬비아 최후 주요 반군인 민족해방군(ELN)이 강경우파 새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평화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ELN의 평화협상 대표로 쿠바 수도 아바나에 머무는 파블로 벨트란은 "협상장을 떠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벨트란은 "강경우파 이반 두케 후보가 승리할 경우 그는 아바나 협상장에서 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대표단을 새로 꾸려 대화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강경우파 두케가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ELN과의 평화협상이 아예 중단되거나, 계속되더라도 진통이 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나왔다.
콜롬비아 정부와 ELN은 작년 1월부터 에콰도르 수도 키토 외곽에서 평화협상을 시작했다. 지난 10일에는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제5차 평화협상을 재개했다.
지난 27일 실시된 대선 투표에서 우파 성향 '민주중도당'의 이반 두케 후보가 39%를, 좌파진영인 '인간적인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가 25%를 각각 득표했다.
콜롬비아 선거법상 1차 대선 투표에서 특정 후보가 과반의 표를 얻지 못하면 1,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므로, 다음 달 17일 두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가 시행된다.
콜롬비아 국민이 전통적으로 보수우파 색채가 강하다는 점을 고려해 많은 전문가는 결선투표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두케가 승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두케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 현 정권이 2016년 11월 옛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체결한 평화협정을 파기하지 않겠지만 내전 기간에 마약밀매, 살인과 납치 등 중범죄를 저지른 반군 지도자들에게 너무 관대한 만큼 협정을 수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ELN과는 평화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베네수엘라와 접경지대인 콜롬비아 동부와 북서부 오지 지역을 거점으로 마르크스주의를 추종하는 ELN은 옛 FARC가 결성된 1964년 쿠바 사회주의 혁명에 자극받은 급진 가톨릭 신자를 중심으로 조직됐다.
현재 1천500∼2천 명의 조직원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ELN은 옛 FARC가 2016년 11월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정치세력으로 거듭남에 따라 최후의 주요 반군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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