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호·장현식 회심의 카드에도 패배…무거운 팀 분위기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집단 부진과 줄부상으로 '이빨 빠진 공룡' 신세가 된 지 오래다.
새 얼굴과 복귀선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러나 허우적댈수록 더욱 깊은 늪에 빠지는 모양새다.
NC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에 2-7로 패배, 2연패에 빠졌다. 순위는 여전히 꼴찌다. 9위 삼성 라이온즈와 격차는 4경기 차다.
이 경기에서 NC는 노성호 선발 카드를 내놓았다. 상무 입대 전 2015년 5월 16일 삼성전 이후 약 3년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선발 붕괴'에 따른 응급조치였다. 올 시즌 NC에는 왕웨이중과 이재학 정도를 제외하면 꾸준히 활약한 선발투수가 없다. 그나마 왕웨이중도 팔꿈치 피로로 약 20일간 자리를 비운 적이 있다.
노성호는 4이닝 3피안타 5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리며 패전했다.
NC는 또 하나의 회심의 카드를 빼 들었다. 장현식을 투입한 것이다.
장현식은 지난해 선발투수 정착을 넘어 '미래 에이스'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조기 귀국했고, 햄스트링 부상이 겹쳐 재활이 길어졌다.
장현식은 29일에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NC로서는 가뭄에 쏟아진 단비와 같은 존재다.
김경문 NC 감독은 장현식을 일단 필승조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확실히 이기게 하는 '믿을 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NC의 불펜 사정은 선발보다 더 심각하다. 마무리로 활약하던 임창민은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김진성은 부진으로 2군에 가 있다. 원종현과 배재환 등이 힘겹게 버티지만,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장현식이 기대 만큼의 활약을 해준다면 NC도 반등의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장현식은 이 경기에서는 위기 상황에 들어갔다. 앞서는 상황에서 급격히 무너진 노성호를 빼고 장현식을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꾀한 것이었다.
하지만 장현식도 1⅓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버티지 못했다. 흐름은 그대로 한화로 넘어갔다.
장현식은 오랜 기다림 끝에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왔지만,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씁쓸한 신고식을 해야 했다.
NC 타선도 총체적 난국이다.
모창민(족저근막 부분파열), 김성욱(목 통증), 최준석(종아리 근육경직), 신진호(손목 수술), 이종욱(무릎 연골 수술)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주전의 공백은 때로는 새 얼굴을 발굴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NC 타선은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마산 출신' 박헌욱이 지난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린 것 정도가 위안거리다.
신인이나 백업 선수가 끊임없이 발굴되는 '화수분'은 대체로 팀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때 나타난다.
지금의 NC는 성적이 곤두박질치고 있고, 최근에는 넥센 히어로즈와 트레이드 때 현금을 건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선수단 외적으로도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는 새 얼굴도 날개를 쉽게 펴지 못한다.
29일 '사이클링 히트' 대기록을 세운 kt wiz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는 소감으로 "나의 타격감도 좋았고 연속된 위닝시리즈로 팀 전체 타격감이 올라온 것이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이 '닭과 달걀'의 관계처럼 맞물려 시너지를 낸다는 것을 로하스가 직접 보여줬다.
NC의 무거운 팀 분위기에 구세주 등장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