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 우리 맛 연구 나서…'연두'로 미국시장 노크

입력 2018-05-30 11:18  

샘표, 우리 맛 연구 나서…'연두'로 미국시장 노크
박진선 대표 "기회 되면 北 관련 사업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장류로 잘 알려진 식품업체 샘표[007540]가 한식에 과학적 연구방법을 접목하는 '우리 맛 연구'에 나섰다. 연구 성과를 토대로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하고 '연두'로 본격적으로 미국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샘표는 30일 오전 중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우리 맛 연구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샘표는 지난해 2월 '샘표 우리 맛 연구중심'을 꾸려 산하에 '우리 맛 연구팀'이라는 전담 부서를 뒀다. 또 강민구·유현수·장경원 등 유명 셰프가 참여한 자문단도 뒀다.
TV 요리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로 잘 알려진 유헌수 셰프는 "이번 연구는 우리 맛의 기본에 대한 것"이라며 "이 땅에 나는 우리 식재료나 우리 맛에 대해 연구함으로써 앞으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고, 우리 음식을 어떻게 계승·발전시킬 수 있을지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샘표는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씀바귀 우유 된장 푸딩', '곰취 모히토', '3분 채소 수프 쉽게', '표고버섯 자루 무침 맛있게', '가지볶음 건강하게' 등 5가지 요리법을 소개했다.
최정윤 우리 맛 연구팀 연구팀장은 "밥상을 어떻게 쉽게, 맛있게, 건강하게 만들 것이냐가 핵심"이라며 "현대인은 밥 먹을 시간도 잘 없는데, 어떻게 요리를 쉽게 할 것인지 하는 고민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3분 채소 수프 쉽게'는 콩 발효 에센스 '연두'를 활용해 쉽게 만들 수 있는 수프다. 연두와 물을 몇 가지 채소와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면 고급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그럴싸한 채소 수프가 나온다.
'씀바귀 우유 된장 푸딩'은 쓴 식재료인 씀바귀를 데치거나 삶으면 고소한 맛이 상승한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특히 우유나 생크림 등 지방이 많은 식재료와 어우러지면 부드러운 맛이 돋보인다고 한다.
박진선 샘표 대표는 "샘표는 내가 처음 맡을 때는 제조회사였지만, (미래에는) 마케팅 연구.개발(R&D) 회사로 바꾸고, 글로벌 시장에 나가게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글로벌 시장에 나가려면 무언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 일본이 미국·유럽을 장악한 간장밖에 없더라"고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 맛 연구를 통해 '연두'처럼 요리를 간편하게 하면서 맛있게 해 주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제품이 나오면 많은 매출도 올리고 경제적으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남들이 만드는 똑같은 것을 싸게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샘표는 이미 '연두'로 미국 시장을 노크해 7월에 현지에 홍보관도 마련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연두'는 아직 뉴욕 맨해튼 인근 프리미엄 식재료 매장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일반 마트에 공급하면 소비자가 알지 못해 구매로 이어지지 못한다. 일단 '위에서 내려오는' 전략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선보인 뒤 일반 대형마트에도 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근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샘표가 수혜기업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현재 특별한 관련 사업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할 수 있는 것도 없다"면서도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당연히 간장이나 관련 제품과 얽힌 사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어 "북한에 살고 계신 분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을 (샘표가)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쪽(북한) 상황을 보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샘표는 지난달 충무로 '샘표 우리 맛 공간'에 '삼성 쿠킹스튜디오'를 개관해 삼성전자와 손을 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 대표는 "한국은 아직 아니지만, 미국 같은 곳은 요리에 AI(인공지능)를 도입하는 시도를 하고 있고,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샘표는 관련 기술이 없지만, 삼성전자는 기술을 갖고 있어 협업이 잘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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