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지방선거 위기감 팽배…'홍준표 책임론' 확산(종합)

입력 2018-05-30 16:46  

한국당, 지방선거 위기감 팽배…'홍준표 책임론' 확산(종합)
'영남 지역정당' 전락 우려…"홍준표의 가벼움에 분노"
지지율 상승세 분석도…홍준표 "말 같아야 대꾸를 하지"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신영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6·13 지방선거 패배의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홍준표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또다시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당의 상황은 밝지 않다. 한국당의 텃밭인 영남 지역을 포함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안마당' TK(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이상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대구CBS와 영남일보가 공동으로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0∼21일 대구시 거주 19세 이상 성인 남녀 8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4%P)에 따르면 한국당 권영진 후보의 지지율은 41.8%, 민주당 임대윤 후보는 33.9%로,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8% 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대구CBS와 영남일보가 공동으로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0∼21일 경북 거주 19세 이상 성인 남녀 8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4%P) 결과 역시 한국당 이철우 후보 36.5%, 민주당 오중기 후보 27.6%로, 두 후보 사이에 지지율 격차는 9% 포인트에 불과했다.
PK(부산·경남) 지역의 전망은 더 어둡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한국당 후보가 승리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거의 나온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 선거 분위기도 좋지 않다.
홍준표 대표가 최측근 인사를 공천해 '사천 논란'이 일었던 경남 창원의 경우 한국당 조진래 후보가 민주당 허성무 후보는 물론이고, 무소속 안상수 후보에게도 밀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홍 대표가 머쓱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당의 대표적인 텃밭인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표심도 흔들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내에서는 한국당이 이번 선거 이후 '영남 지역정당'으로 쪼그라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선거 사령탑인 홍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정우택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는 끝없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당 지지율과 선거전략 부재의 책임을 지고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홍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에 홍 대표가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응수하자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가 홍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박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 의원의 진정 어린 충정을 개소리로 치부하는 참을 수 없는 입의 가벼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며 "지방선거에서 악전고투하는 대부분의 후보는 대표가 백의를 입고 헌신해 주실 것을 고대한다"고 가세했다.



당내 의원들의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영남지역의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모든 후보가 홍 대표에게 분노하고 있다. 아무도 홍 대표가 지원 나오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내분으로 비칠 수 있어 말을 아끼지만 홍 대표 때문에 한국당을 지지할 수 없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고 말했다.
충청지역 의원도 "소수 친홍(친홍준표) 의원을 제외하고는 홍 대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라며 "홍 대표만 물러나도 지지율이 10% 포인트는 올라갈 것이다. 홍 대표 물러나라고 현수막을 거는 게 차라리 득표에 도움이 될 지경"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예상 밖 선전'을 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국당이 열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지금까지 침묵해 온 '샤이 보수'들이 결집하고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시각이다.
당 지도부는 당내 반발 분위기에 대해 지도부를 흠집내기 위한 의도라며 평가절하했다.
홍 대표는 경북 김천에서 선거운동을 하다가 기자들을 만나 "말 같아야지 대꾸를 하지"라면서 "대전에서는 (박성효 후보가) 혼자 잘하고 있으니 잘될 것"이라고 확전을 피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정우택 의원에 대해 "참 무책임하다"며 "그분의 선거구에 후보도 내지 못한 지역이 있다. 자기 지역도 못챙기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참 철부지 같은 행동"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가 보름 남짓 남은 시점에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는 이유는 차기 당권 선점을 위한 명분 쌓기"라며 "참 얄팍하고 속 보인다. 깃털처럼 가볍고 어린아이처럼 철없는 당권 욕심이 당원들과 후보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알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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