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 중랑구청장 자리를 놓고서는 전직 서울시 부시장끼리 맞대결이 이뤄진다.
자유한국당 소속 현직 구청장인 나진구(65)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류경기(56) 후보가 외나무다리에서 맞붙는다. 이들 외에 다른 당이나 무소속 후보는 출마하지 않았다.
이곳은 두 후보 모두 서울시 부시장 출신이어서 주목된다.
나 후보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행정1부시장을 맡았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시장 권한대행을 하기도 했다.
류 후보 역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행정1부시장을 지냈다.
부시장을 맡은 기간이 둘 다 2년 6개월 정도로 비슷하다. 행정고시(나 후보 23회, 류 후보 29회)를 거친 엘리트 공무원 출신이라는 점도 닮은꼴이다.
다만 이들이 부시장을 할 때 서울시장은 다르다. 나 후보의 경우 오세훈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가 서울시장이었고, 류 후보 때는 박원순 현 시장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중랑구청장 선거를 놓고 '오세훈 대 박원순'의 대리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역 정가 얘기를 종합하면 선거 판세는 어느 한쪽이 큰 우위를 점하지 않은 채 '박빙'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보인다.
현역 구청장이라는 이점을 지닌 나 후보가 지명도나 조직력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은 반면 매우 높은 정당 지지도를 보이는 여당 소속 류 후보가 우세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나 후보는 5천명 규모였던 중랑장미축제를 서울장미축제로 바꿔 230만명이 넘게 찾는 전국적 축제로 탈바꿈시킨 것을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운다. 또 면목동과 상봉동 일대를 부활시키는 면목패션(봉제) 특구 사업, 중랑코엑스사업 등 지역발전 사업을 더욱 속도를 내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나 후보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장미축제 등 구청장 시절 성과를 최대한 홍보하는 것이 선거 전략"이라며 "1999년부터 부구청장 3년을 포함해 7년여를 중랑에서 봉사해 이곳을 잘 알고, 혁신 아이디어와 비전을 지닌 제가 당선돼 그간 추진한 여러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류 후보는 재정자립도와 자족·자생력이 크지 않은 중랑구가 발전을 이루려면 여당 후보인 자신이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발전 정책을 끌어오고 재원을 확보하는 데 있어 정부·여당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지역에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류 후보는 "같은 행정가 출신이지만 저는 사람 중심의 소통·참여에 기초한 수평적 행정, 즉 협치와 혁신을 펼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며 "중랑의 발전과 도약을 위해 이번 선거가 하늘이 주신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주민 곁으로 찾아가 설명하고 설득하는 게 핵심 선거운동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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