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휴(休)서울미디어노동자쉼터' 31일 개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화려하게만 보이는 방송 산업의 이면에는 '살인적인 노동'을 해야 하는 스태프의 땀과 눈물이 흥건하다.
이런 '미디어 노동자'들이 휴식과 작업을 하고 상담도 받을 수 있는 맞춤형 공간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방송사 등 100여 개 미디어 기업이 밀집한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에 미디어 노동자들을 위한 '휴(休) 서울미디어노동자쉼터'(상암쉼터)를 31일 개소했다.
DMC산학협력연구센터 604호에 들어선 이 쉼터는 서울시 노동자 쉼터 4호이자, 전국 최초의 미디어 노동자 전용 공간이다.
총 250㎡(75평) 규모의 쉼터는 노트북을 들고 와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작업 공간(카페테리아)과 회의실이 있어 업무와 휴식공간을 동시에 지원한다.
또, 방송작가 등 여성 노동자 비율이 높고 밤샘작업이 많은 업무여건을 고려해 여성전용휴게실을 2개 조성하고 침대 2개와 빈백(콩주머니처럼 생긴 푹신한 의자) 7개를 배치했다.
노동권익상담실도 있다. 시는 부당한 노동행위나 처우에도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비정규직 미디어노동자들에게 노동상담부터 법적구제까지 권익개선 전반을 지원한다.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해서는 쉼터(☎ 1833-8261)에 전화하면 노동상담을 할 수 있고, 개인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언론노동조합과 함께 사용자(고용주)를 만나 설득·협의하는 단계를 거친다.
법적구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서울노동권익센터 내 전문 변호사와 노무사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외부 기관을 이용할 경우에도 사건 수임료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쉼터에서는 이밖에도 정기적으로 노동법 교육을 하고, 미디어노동자들의 자조모임 활동을 위해 회의실, 카페테리아 등 공간도 무료로 대여해준다.
평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이용실태 분석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운영시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향후 미디어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겪은 피해사례를 고발할 수 있는 창구인 '미디어신문고'를 마련해 피해사례를 수집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발굴·추진한다고 밝혔다.
조인동 서울시 일자리노동정책관은 "비정규직·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업무·휴식공간을 보장받지 못했던 미디어노동자들을 위한 전용쉼터 개소가 노동권익 개선에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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