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바퀴벌레 우글대는 크루즈, 예약한 곳으로 운항도 안해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관광청장이 호주 관광객에게 사과편지를 쓰면서 공짜 베트남 관광을 제안하는 일이 벌어졌다.
베트남 북부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하롱베이에 크루즈 관광을 다녀왔다는 호주 여성이 악몽 같은 여행이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후기에 네티즌들이 경악했기 때문이다.
31일 일간 뚜오이쩨 등 베트남 매체에 따르면 호주 여성 린 라이언 씨는 이달 초 동료 5명과 함께 1박 2일 일정의 하롱베이 크루즈 관광상품을 예약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여행사가 제공한 호화 크루즈 홍보 책자를 보고 나서다.
그러나 라이언 씨 일행이 막상 배를 타보니 쥐와 바퀴벌레가 우글대는 폐선 같았다.
또 화장실 문이 부서지고 섭씨 30도가 넘는 더위에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 방도 있었다.
호주로 돌아간 라이언 씨는 지난주 페이스북에 관련 사진과 함께 '공포 여행, 하롱베이'라는 제목의 글로 피해를 호소했다.
이후 댓글이 수없이 달리는 등 관심을 끌었고, 호주 현지 언론에도 소개됐다.
그러자 베트남 당국이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라이언 씨 일행은 하롱베이에는 가지도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크루즈는 지난해 8월 이후 하롱베이 입항이 금지됐기 때문에 라이언 씨 일행을 태우고 하롱베이 남쪽에 있는 하이퐁시의 깟바 섬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베트남 관광청은 해당 여행사와 크주선 선주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해당 크루즈선 운항을 금지했다.
또 응우옌 반 뚜언 관광청장은 라이언 씨에게 편지를 보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뚜언 청장은 또 하롱베이 크루즈 여행 등 공짜 베트남 관광을 제안했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베트남을 다녀간 호주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14만7천600명에 달한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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