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무부 "담판의 대문 열려있어…협력 공영해야"
(베이징ㆍ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심재훈 특파원 =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할 뜻을 밝힌 직후 미국 실무단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위해 중국에 도착했다.
31일 중국 상무부는 50여명으로 구성된 미국 협상 실무단이 지난 30일 베이징에 도착해 협의를 시작한 사실을 확인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최근 대중국 무역 제한 조치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협상에 영향을 끼칠 것이냐는 질문에 "담판의 대문은 줄곧 열려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대표단이 30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앞으로 며칠간 중국 실무진과 중미 공동 성명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중미 양국이 경제 무역 분야에서 공동 이익과 협력 공간이 많기 때문에 협력 공영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중국과 함께 공동 성명을 적극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양국 업계와 소비자, 세계 경제에 이익을 가져다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중미 무역 분쟁을 고조시키길 바라지 않지만 중국 국민의 이익을 지킬 것"이라면서 "미국의 이런 조치는 세계무역기구의 규정에 맞지 않으며 중국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미국 협상단은 앞으로 수일간 중국 측과 2차 협상에서 타결된 공동성명 합의안을 이행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벌인다.
이번 협의는 휴전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던 무역전쟁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 백악관은 최근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첨단기술 품목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강행키로 했다.
특히 이번 협상 실무단은 내달 2∼4일 베이징에서 3차 무역담판에 나서게 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의 선발대 역할도 맡아 로스 장관 대표단의 방문에 앞서 타협을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 일각에서는 실무단 협의 여하에 따라 로스 장관의 방중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백악관의 관세 부과 강행 조치가 주말 협상을 좌초시킬 수도 있다면서 선발 실무단을 베이징에 파견해 미중 대표단간 협상 의제와 틀을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협의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로스 장관의 중국행이 취소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차 무역협상과 합의에 대한 미 의회와 언론의 비판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3차 협상을 앞두고 다시 강경 모드로 돌아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화통신도 논평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이랬다저랬다 하는 행보는 3차 협상 카드를 확보하고 미국 내 유권자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부과 강행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국제관계에서 매번 번복하고 한 입으로 두말하는 것은 자국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미국이 고집스럽게 나온다면 중국은 반드시 결연히 힘 있는 조처를 해 정당한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강경한 반응 속에서도 유화적인 타협안을 제시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날 국무원 상무회의를 열어 7월 1일 자로 일용 소비품의 수입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수입산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부과됐던 관세가 평균 20.5%에서 8%로 대폭 인하되고 의류, 신발, 모자 등에 관세는 15.9%에서 7.1%로, 화장품과 일부 의약품 관세는 8.4%에서 2.9%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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