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산업통상자원부)에서 해외자원개발 업무를 했던 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퇴임했다.
강남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에 이어 문 사장까지, 이명박 정부에서 해외자원개발 업무를 담당한 산업부 공무원 출신들이 줄줄이 공직에서 퇴출되는 모양새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는 최근 청와대에 문 사장의 면직을 제청했다.
문 사장은 청와대 면직 결정에 따라 이날 오후 별도의 퇴임식 없이 물러났다.
문 사장은 사내 게시판에 재임 기간 소회와 직원들에 대한 당부를 남겼다.
문 사장은 "지난해 3월 부임 이후 기관장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자세로 임했다"면서 "이제 새 정부가 안정화 된 시점에 떠나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보호무역주의와 한국 경제의 경쟁력 저하, 한반도 평화시대 등 경제환경 변화를 언급하고서 "공사가 '응변창신(應變創新·변화에 미리 대응하고 미래를 새로 개척한다)'의 자세로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앞장서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사장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을 큰 영광으로 기억하겠다"며 "뒤에서 여러분의 발전과 우리 공사의 성공을 후원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3월에 취임한 문 사장의 임기는 당초 2020년 3월까지다.
산업부는 문 사장의 면직 사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산업부 내부에서는 문 사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개발 업무를 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사장은 2010∼2011년 산업부 전신인 지식경제부에서 자원개발원전정책관을 지냈다.
전날 면직된 강 이사장의 후임으로 부임해 하베스트와 볼레오, 웨스트컷뱅크 등 굵직한 자원개발사업이 한창 진행 중일 때 담당 국장이었다.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3년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도 지냈다.
산업부는 자체 조사 결과 이명박 정부 시절 진행된 하베스트, 웨스트컷뱅크, 볼레오 등 3개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추가 의혹을 발견했다면서 지난 29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강 이사장에 이어 문 사장까지 퇴출되면서 이제 이명박 정부 지경부에서 자원개발 업무를 맡았던 고위공무원 중 공직에 남은 인사는 거의 없다.
산업부는 김영민 광물자원공사 사장의 면직도 제청했다.
임기를 약 6개월 남긴 김 사장은 광물자원공사의 통폐합 등을 이유로 면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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