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살 것인가·이미지 시대의 매체 vs 미디어·혼자를 위한 미술사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코레 그래피·코레 콜로헤 = '박로랑'으로 불리는 프랑스 사진가 로랑 바르브롱 사진집.
작가는 195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미대에서 실내 건축을 전공했다.
1973년 태권도 프랑스 대표팀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것을 계기로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오랫동안 사진 작업을 해왔다.
각각 로랑의 한국 여행기 1,2라는 부제가 붙은 '코레 그래피'와 '코레 콜로헤'는 지난 40년간 한국의 도시와 시골에서 촬영한 흑백 사진 200여 점과 컬러 사진 200여 점을 각각 모은 책이다.
아파트 곤돌라로 자개장을 들어 올리는 이사 장면, 곱창전골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직장인들, 면사포에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전통 한복 차림의 어머니 등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일상과 사회상을 담은 사진들이다.
눈빛출판사는 "1970~80년대 사진은 근대화 노정에 있던 한국 속살과 전통 끄트머리를 특유 유머와 위트를 섞어 보여준다"라면서 "사진의 최고 본질인 빛, 흑백, 아름다운 색상이 그 당시에도 우리를 감싸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216쪽. 2만5천 원.
▲ 어디서 살 것인가 = 유현준 지음.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건축물과 도시를 인문적 시선으로 풀어낸 저자는 신간에서 우리 생활과 긴밀히 연결된 공간을 조명한다.
대형 쇼핑몰에는 왜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는 것인지, 힙합 가수가 후드티를 입는 것과 사적 공간을 향한 갈증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점점 커지는 도시에서 골목길을 지킨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등 다양한 생각 거리도 함께 던진다.
저자는 특히 아이들이 총 12년을 보내는 학교 공간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상자형 건물과 대형 운동장으로 채워진 학교가 갈수록 교도소를 닮아간다면서 "우리 학교 건축이 바뀌어야 우리 사회 미래가 있다"고 강조한다.
을유문화사. 380쪽. 1만6천 원.
▲ 이미지 시대의 매체 vs 미디어 = 기혜경 지음.
저자는 국립현대미술관을 거쳐 현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 재직 중이다. '20세기 중남미 미술' '메이드 인 팝랜드' '광복 70주년 기념: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등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다.
책은 본격적인 대중매체 시대에 들어선 1980~1997년 사이에 대중매체가 확산하는 데 따른 미술계 변화를 살핀다. 1980년과 1997년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각각 컬러 TV 보급·방송,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실시가 이뤄진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 '매체'(미디어)가 다양한 유파와 진영, 장르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졌는지, 실제 작업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현실문화. 272쪽. 2만 원.
▲ 혼자를 위한 미술사 = 정흥섭 지음.
저자는 문화기획자이면서 공간디자인 회사 대표, 목수로도 일하고 있다.
그는 책에서 19세기 사실주의부터 동시대 포스트모더니티 미술까지 근현대 미술을 '혼자'라는 열쇳말로 꿰어냈다.
현대미술은 언제부터 개인에 집중하게 됐는지, 예술가들은 왜 '혼자'가 됐는지 등을 미술사 흐름과 함께 살펴본다.
클. 260쪽. 1만5천 원.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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