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한국당이 구청장 독식한 강남·서초서 지지 호소
'격전지'서 지원유세 이어가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날부터 '보수 텃밭'으로 통하던 강남·서초 공략에 나섰다.
박 후보는 31일 저녁 7시부터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 인근 M스테이지에 무대를 설치한 뒤 유세를 벌었다.
강남구와 서초구 경계에 있는 이곳을 유세 현장으로 잡은 박 후보는 민주당 정순균 강남구청장 후보와 이정근 서초구청장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힘을 실었다.
박 후보는 "(그간 자유한국당 소속) 강남구청장, 서초구청장은 서울이 하는 빛나는 정책을 한 번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제야말로 바꿀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1995년 민선 1기 구청장부터 23년간 자유한국당이 독식한 곳이다. 특히 강남구는 박 후보가 2011년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후 구청 신년인사회는 물론 현장시장실·현장방문 모두 한 번도 성사되지 않은 곳이다. 여기에는 강남구 구룡마을 개발 문제로 시작된 박 후보와 신연희 강남구청장 간 갈등이 작용했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발판으로 이번 선거야말로 '해볼 만하다'며 강남 3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후보는 "지금 서울시장 하겠다는 후보들이 끄집어낸 카드가 1970∼1980년대 토건사업"이라며 "저는 시민의 삶을 바꿔 서울을 세계 최고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구에 있는 코엑스 하나 갖고 서울시가 싱가포르와 브뤼셀에 이어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분야 세계 3위를 했다"며 "앞으로 강남과 송파 일대를 세계교류복합지구로 만들면 서울이 MICE 세계 1위가 될 것이다. 그런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약속했다.
박원순 캠프 관계자는 "강남 3구에서 민주당 소속 구청장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첫날부터 기세를 몰아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위해 강남·서초·송파 3개구를 모두 찾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야전사령관'으로서 같은 당 후보 지원에 집중한다는 선거운동 전략을 세운 박 후보는 이날 한국당 소속 구청장이 이끄는 5개 구(강남·서초·송파·중랑·중구)를 모두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아침 첫 일정으로 송파구를 찾아서는 "서울시의 수많은 혁신 행정이 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송파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며 "이제 민주당 구청장이 당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송파을에서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가 열리는 점을 고려해 "대통령은 문재인, 서울시장은 박원순, 지역구 국회의원은 남인순·최재성이고 송파구청장은 박성수여야 시민 삶의 질이 바뀌고 서울이 글로벌 탑 도시가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랑구에선 류경기 중랑구청장 후보를 '최고의 공무원',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내고, 실현한 사람'으로 소개하며 지지를 부탁했다.
박 후보는 "중랑구 장미축제를 국제적 축제로 발전시키고 장미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며 "신내 차량기지가 이전하면 SH공사와 함께 제대로 개발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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