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대회 수·상금·운영·선수 실력 모두 발전해"
(서귀포=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김나리(33)가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 첫날 화려한 연속 버디 쇼로 눈길을 끌었다.
김나리는 1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파72·6천31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8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으며 7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전반 9개 홀에서는 모두 파를 기록한 김나리는 후반 10번홀(파4)에 첫 버디를 잡더니 16번홀(파4)까지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오후 1시 20분께 단독선두로 경기를 마친 김나리는 "7개 홀 연속 버디는 개인 최다 기록이다. 4개 홀 연속 버디는 해봤는데, 7개 연속은 처음이다. 하다 보니 7개까지 연속으로 버디를 하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김나리는 "퍼터가 잘 됐고, 샷도 3∼4개가 홀에 붙었다. 나머지 샷도 4∼5m 퍼트가 잘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17번홀(파3)에서 파를 기록, 버디 행진이 중단됐을 때는 "괜찮았다. 연속 버디를 의식하면서 치지는 않았다. 퍼트가 옆으로 흘렀는데 아깝게 흐른 것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17번홀에서 버디를 넣었다면 김나리는 8개 홀 연속 버디에 성공해 조윤지(2015년 E1 채리티), 고진영(2017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와 함께 KLPGA 투어 최다 연속 버디 타이를 이룰 수 있었다.
김나리는 이 기세를 잘 몰아간다면 KLPGA 투어 통산 첫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김나리는 꽤 연륜이 있는 선수다.
김나리는 2003년 KLPGA 2부 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정회원으로 입회했다. 배경은, 이선화, 송보배 등이 동기다.
국내에서 우승을 올리지 못하다가 200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들었지만, 4년간 뚜렷한 성적이 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김나리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로 눈을 돌렸다. 일본에 계신 이모부가 도와주겠다고 제안해서 도전을 결심했다.
일본 진출은 성공적이었다. 첫해인 2010년 엘레에어 여자오픈에서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을 신고한 김나리는 2013년 스튜디오 앨리스 여자오픈에서 2승째를 거뒀다.
일본에서는 2016년까지 활동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나리는 "KLPGA 투어에는 작년부터 뛰기 시작했다. 올해는 이번이 세 번째 대회인데, 제주도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정말 좋다"고 말했다.
약 15년 만에 국내로 복귀한 이유를 묻자 김나리는 "내가 KLPGA 투어에 뛸 때는 대회가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대회도 많아져서 뛰어보고 싶었다. 또 작년에 결혼도 해서 돌아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마치 신인이 된 느낌이다. 선수들도 제가 뛸 때와는 다르게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한국이 많이 세졌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복귀 소감을 말했다.
김나리는 "한국 수준이 되게 높은 것 같다. 코스 컨디션과 경기 운영도 많이 발전했다. 제가 KLPGA 투어에서 뛸 때는 대회가 1년에 10개 정도밖에 없었다. 코스 상태도 잘 정돈되지 않았다. 지금은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상금과 대회 수"라며 웃었다.
김나리는 "될 수 있는 한 계속 투어를 뛰고 싶다. 아기를 낳고도 계속 투어를 뛰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KLPGA 투어 첫 우승을 향한 열망도 크다.
그는 "우승을 해보고 싶다. 2013년 이후 우승도 없고 올해 KLPGA 투어 풀시드도 없다"고 말했다.
김나리는 "오늘은 버디 욕심을 내지 않고, 매 홀 저의 루틴에 집중하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내일도 제 루틴에 집중하면서 한 홀 한 홀 게임을 잘 풀어나가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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