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로는 '개인' 소득 변화 파악 어려워"
靑 "통계청 자료 면밀히 봤다"…통계청 "가구 아닌 개인 소득 분석 어렵다"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문재인 대통령이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이 회복하고 개인 근로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고 말한 근거가 무엇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청와대 측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한 발언이라고 설명했으나, 통계청 측은 청와대가 지목한 자료를 이용해도 구체적인 분석이 불가능하다고 반응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고용근로자들의 근로소득은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그 가운데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이 회복돼 증가해 개인 근로소득의 불평등이 개선된 반면, 고용에서 밀려난 근로 빈곤층의 소득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①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이 회복(증가)했다는 것과 ②개인 근로소득의 불평등이 개선했다는 점이 어떤 통계를 근거로 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저소득층 소득 감소나 소득 불평등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서 하위 20%(1분위)의 가계소득이 조사 후 최대폭으로 줄고 상위 20%(5분위)의 소득이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오면서 문제로 부상했다.
소득 분배 지표인 분기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95배로 1년 전(5.35배)보다 0.60 상승해 2003년 집계 이후 최악의 수준이 됐다.
경상소득(근로+사업+재산+이전 소득)과 비경상소득을 합쳐 산출하는 가구소득 가운데 근로소득만 따로 떼서 보면 '전체 가구'의 경우 하위 40% 해당하는 1분위, 2분위(하위 20~40%)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3%, 2.9% 감소했다.
가구주가 근로자인 '근로자 가구'의 근로소득으로 범위를 좁혀 보면 올해 1분기에 1분위 0.6%, 2분위 0.9%, 3분위 5.3%, 4분위 8.9%, 5분위 16.0%의 증가율을 보였다.
근로자 가구의 근로소득 증가율도 1∼5분위 모두 작년 4분기보다 높아졌다. 특히 1분위 근로자 가구의 경우 작년 4분기에는 근로소득이 감소(-2.8%)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증가(0.6%)로 돌아섰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거론한 '개인'의 근로소득 동향은 이들 통계에서 확인할 수 없다.
가계동향조사 통계의 기본 단위는 근로자 '개인'이 아니라 '가구'이다.
개인의 근로소득이 감소하더라도 가구 내 근로자 수가 늘어나면 가구의 근로소득은 증가할 수도 있으므로 가구소득 통계로 개인소득 동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조사 원자료(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해 공식 통계에 나오지 않은 내용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으나 그 역시 가구가 아닌 개인의 소득을 분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통계청 측의 설명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구주와 가구주의 배우자 외 나머지 가구원의 소득은 묶어서 정보를 처리하고 있으므로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하더라도 가구 단위가 아닌 근로자 개인의 소득을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개인별 소득을 분석하려면 집계시스템을 손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발언 근거에 관해 "통계청의 1분기 가계동향 자료를 더 깊이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내용"이라고 이날 브리핑에서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그 이유에 관해서는 "내가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선다"고 반응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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