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북미 관계 활용 vs '샤이 보수' 결집 이슈 부각
(횡성=연합뉴스) 김영인 기자 = 강원 횡성군수 선거가 초반부터 접전 양상을 띠면서 표밭갈이에 나선 후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횡성은 유권자 수 4만명을 조금 넘는 전형적인 농촌도시로 보수성향이 강하다.
선거 초반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에 편승해 여당 프리미엄을 누리는 더불어민주당 장신상 후보, 민선 4·6기에 이어 건너뛰기 3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한규호 후보가 피 말리는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강원도 내 5개 언론사가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1위로 나타난 장 후보와 한 후보는 각 39.0%와 36.4%를 얻어 지지율 격차가 2.4% 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혼전 양상을 보인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김명기(9.2%) 후보는 한 자릿수 지지율을 어떻게 반등시킬지 고심하고 있다.
횡성군수 선거는 애초 4명이 나섰으나 지난 21일 바른미래당 전인택 후보가 전격 사퇴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한국당 김 후보와 무소속 한 후보와 함께 보수층으로 분류된 전 후보가 사퇴하면서 위기에 처한 보수세력 결집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횡성군 과장과 군의원 출신인 민주당 장 후보는 '군수를 바꿔야 모든 게 바뀐다. 횡성의 문화 바꾸겠다. 장신상과 함께하면 행복하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민선 6기 때 빼앗긴 군수 자리를 이번에 다시 탈환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장 후보는 고령층 유권자가 많아 전통적으로 보수 투표 성향이 강한 지역적 특수성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판단 아래 열심히 논둑길을 오가며 농촌 마을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활력 있는 경제도시 건설'을 제1 공약으로 삼아 묵계리를 복합산업도시로 조성하고 국가목재산업단지를 유치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또 수도권 기업체 60개 이상을 유치하고, 일자리 5천개를 늘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단지가 있고 교통 요지인 우천면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복안도 내놨다.
KTX 횡성·둔내역사를 활용한 체험관광벨트 조성과 휴양레저도시로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전형적 관료' 출신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행정과 의회 경험이 군수직을 수행하는 데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정면으로 되받아쳤다.
초반 지지율이 가장 낮게 나타나 비상이 걸린 한국당 김 후보는 전 농협 강원지역본부장 출신과 경제학 박사를 내세워 준비된 경제군수를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민선 6기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뒤 4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자유한국당 공천을 거머쥐었다.
농산물 가격안정기금 100억원 적립이 대표 공약이다.
주민기업 횡성을 대표해 주민 소득 창출을 극대화하는 경제군수로의 길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향토기업을 육성, 주민이 함께하는 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해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특히 지방자치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자치경영 중심지 횡성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착실히 이행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불리한 요소로 지역 보수층 분열을 꼽고 '집토끼'를 다시 불러모을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선 4기·6기 군수를 역임한 한 후보는 최근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를 받아 자유한국당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도전했다.
한 후보는 대규모 기업유치 성공을 바탕으로 횡성 경제·산업구조를 개편하고,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으뜸 복지도시를 만들고 공직을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풍부한 행정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자 장점이라는 한 후보는 산업경제구조를 혁신적으로 개편해 도농복합도시를 완성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재판을 받는 점이 가장 큰 약점이다.
상대 후보들로부터 이 점을 집중적으로 공격받고 있다.
경쟁자들은 "한 후보가 당선돼도 재판 결과 당선무효형이 나오면 또다시 혈세를 써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도덕성 문제를 집중하여 부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군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점을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남은 재판에서 피선거권이 없어질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횡성군수 선거는 앞으로 무소속 한 후보와 한국당 김 후보가 보수층 결집이라는 대명제를 놓고 일각에서 나오는 후보 단일화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따라 선거판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 측은 보수층이 결국 당 공천을 받은 후보를 중심으로 뭉칠 것으로 기대한다.
한 후보 측은 위기감을 가진 보수층 표심이 막판에는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에게 쏠릴 것으로 자신한다.
세 후보는 모두 15∼20%에 달하는 무당층을 어떻게 흡수할지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당 후보는 남북·북미 관계 해결 국면 활용, 야당과 무소속 후보는 '샤이 보수'가 결집할 수 있는 이슈 부각에 승부를 걸고 있다.
kimy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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