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에서 홍순상(37)만큼 많은 팬을 거느린 선수는 없었다.
'조각미남'이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잘생긴 얼굴에 통산 다섯 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탄탄한 실력까지 겸비했기 때문이다.
홍순상이 데뷔한 2006년부터 한동안 코리안투어 대회장에는 홍순상을 보려고 몰려든 여성팬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최근 코리안투어 경기장에서 홍순상의 이름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2013년 솔라시도 파인비치 오픈 우승 이후 내리막을 탄 홍순상은 2015년부터는 컷 탈락이 톱10 입상이 더 많아졌다.
지난해에도 17차례 대회에서 딱 한 톱10에 입상한 홍순상은 상금랭킹 61위(6천237만원)로 간신히 시드를 지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올해도 4차례 대회에서 두차례나 컷 탈락했던 홍순상은 1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B금융 리브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모처럼 상위권에 진입했다.
2라운드 합계 4언더파 140타로 선두 이형준(26)에 2타차로 따라 붙은 홍순상은 "그동안 우승한 선수들에게 축하를 많이 해줬다. 이젠 나도 축하 받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순상은 "한 대회에서만 좋은 감각을 이어가면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물꼬를 트는 게 급선무인데 이번 대회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간절함을 숨기지 않았다.
누구보다 연습량이 많아 '연습벌레'로 불리는 홍순상은 "나흘 전 데상트 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예선전에서 4위를 차지하면서 잃었던 샷 감각이 올라와 이번 대회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순상은 핀 위치가 어려워져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가 20명에 불과한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뽑아내는 깔끔한 경기를 펼쳤다.
그린 적중률이 77.8%에 이를 만큼 샷이 정교했다.
홍순상의 상위권 도약에는 코스와 궁합도 한몫했다.
홍순상은 2011년 이곳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에서 공동5위에 올랐고 2013년에도 공동11위를 차지했다.
"페어웨이도 좁은 편이고 그린도 어렵지만, 이곳에 오면 유독 경기력이 좋아진다"는 홍순상은 "이유는 몰라도 나와 궁합이 잘 맞는 코스라서 이번에도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사실 컷 통과가 목표였다"는 홍순상은 "순위가 나쁘지 않아 목표를 상향 조정해도 될 것 같다. 기회가 오면 우승도 노려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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