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주당 군수 나올지도 관심, 무소속 군의회 의장 등 4파전
(산청=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서부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다.
4년 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서부지역 지방자치단체 단 한 곳도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곳이 없다.
그만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진영 벽이 두껍다.
그런데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산청군은 민주당 후보가 처음으로 당선될지 주목된다.
지리산을 낀 산청군은 인구 3만6천여 명으로 도내 18개 시·군 중 의령군 다음으로 작은 지자체다.
산청군수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허기도(64) 후보, 자유한국당 이재근(65) 후보, 무소속 이승화(62)·배성한(66) 후보 4명이 나섰다.
도의원만 내리 3선, 도의회의장을 거쳐 산청군수가 된 허 후보는 지난 2월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힘 있고 흠 없는 군수'를 구호로 재선에 도전하는 허 후보는 당내 공천과정에서 지역구 국회의원과 갈등을 겪다가 결국 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개인적,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민생을 위해 탈당을 결심했다"며 "더는 미래가 없는 한국당을 떠나 문재인 정부와 함께 새로운 변화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또 "많은 국민이 현 정부를 지지하는데 유독 서부 경남만 지지도가 낮은 것이 아쉬웠다"라며 "이번 선거를 통해 달라진 산청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당 이 후보는 8년간 군정을 맡다가 4년 전 3선 도전을 접으면서 당시 군수선거에 나선 고등학교 후배인 허 후보를 지지했다.
그의 이번 재출마를 놓고 이른바 '올드보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숨은 보수표심을 되살려 군수직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 후보는 "잘못되어 가는 우리 산청을 바로 잡아달라는 군민의 요청이 거세 다시 선거에 나서기로 했다"고 재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재근이 다시 뛰면 산청이 다시 뜬다'라는 구호로 과거 군수 시절 이룬 산청의 경제 지도를 새롭게 다듬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무소속 이승화 후보는 도의원을 거친 군의회 의장 출신이다.
그는 청소년 문화공간을 마련하고 군 직영 전원주택을 개발하는 등 인구 5만 명 도시로 가꾸겠다고 공약했다.
'뚝심 있는 일꾼'을 선거 구호로 내세운 그는 "당의 공천에 기댄 군수 후보가 아닌 주민에게 직접 발로 뛰며 다가가는 군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배 후보는 산청의 자원을 활용한 히트상품을 만들어 군 재정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수가 되면 이른바 '산청군 적폐청산위원회'를 만들어 곳곳에 만연한 지역 내 토착비리도 뿌리 뽑겠다고 했다.
산청군수 선거판은 전·현직 군수가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하는 양상이다.
지역 유권자 표심은 산청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후보에게 쏠리는 듯하다.
산청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주민 김 모(68) 씨는 "민생경제가 어려운데 산청을 부강하게 만들 수 있는 후보에게 한 표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읍내에서 만난 강 모(39) 씨도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한다"며 능력 있는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을 드러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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