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재산관리인' 이영배 재판 증언…"돈 달란 얘기 안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댁' 권영미씨가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관리인인 이영배 금강 대표 등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에 대해 "우리는 패밀리 개념이라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영배 대표에게 빼돌린 회삿돈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권씨는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배임 등 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증언했다.
권씨는 과거 자동차부품업체 다스의 대주주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 처남 고(故) 김재정씨 부인으로, 다스 협력사 금강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금강을 경영하는 이영배 대표는 최근 공판에서 권씨에게 감사 직위를 준 뒤 급여를 허위로 지급하는 등 방식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인정했다. 이 대표는 권씨 부부 지시에 따라 횡령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씨는 그러나 이영배에게 돈을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영배와 그런 대화를 나눈 적 없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주기적으로 금강 측에서 돈을 받거나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남편이 예전에 벌어놓은 돈에서 온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따로 이 돈이 뭔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받은 돈이 금강에서 조성된 비자금이라는 사실도 검찰 조사를 받으며 처음 알았다고 했다.
'남편이 벌어놓은 돈을 이영배 대표 등이 줄여서 보고해도 확인도 안하고 믿을 것이냐'는 질문에 권씨는 "안 믿겠지만 우리는 거의 패밀리 개념"이라며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고 답변했다.
권씨는 이영배 대표가 횡령·배임으로 금강에 피해를 준 부분에 대해 주주로서 처벌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열심히 하다가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금강의 감사를 맡은 것에 대해서는 "금강을 도와주기 위해 한 것"이라며 "다스의 2대 주주라는 제 존재 자체가 금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고, 그게 감사의 직분인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권씨에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금강의 이사 이모씨는 권씨가 감사의 역할을 했다기보다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회사에 들러 경영 상황을 물어보고 급여를 챙기는 정도 활동만 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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