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서 10㎞ 떨어진 남청주농협 주유소 차량 몰려 장사진
"마진율 낮춰 싸게 공급…고객 몰려 매출은 되레 증가"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지난 1일 오후 3시께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의 한 셀프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 6대가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렸다.
차량 10대가 동시에 주유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작지 않은 주유소였지만, 차량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부터 한 시간 동안 이 주유소에서 기름은 넣은 차량은 총 86대에 달했다.
승용차에 경유를 넣기 위해 이 주유소를 찾은 홍모(34)씨는 "출퇴근 시간에는 기름 넣으려는 차 10여대가 한꺼번에 줄을 서기도 한다"며 "싸다고 소문이 나서 대전이나 청주 시내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남이면 척산리 17번 국도변에 있는 남청주농협주유소는 도심에서 약 10㎞ 떨어졌다.
회사원 조모(33)씨는 "청주에서는 제일 싼 편이고 세차 기계가 좋아 멀더라도 온다"며 "계속 오르는 기름값이 부담돼 이 주유소에서만 주유한다"고 전했다.
이 주유소는 청주에서 소문난 '최저가 주유소'다.
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남청주농협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525원으로 충북에서 가장 저렴하다. 주유소 평균 판매 가격이 1천600원대를 유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주유소는 ℓ당 70∼80원 싸다.
이 주유소의 경유 가격 역시 ℓ당 1천338원으로 남청주톨게이트주유소(1천333원)에 이어 두 번째로 싸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손님이 몰리면서 이 주유소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주유소 관계자는 "지난해 5월 하루 평균 800여대가 주유했지만, 지난달에는 하루 평균 950여대가 찾고 있다"며 "기름값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우리 주유소를 찾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주유소를 찾는 운전자들이 많은 것은 위치가 좋아서가 아니다. 이 주유소 반경 4㎞ 이내에는 20여개 주유소 밀집해 있지만 이 주유소처럼 북적거리지는 않는다. 비결은 유가 고공행진에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길웅 남청주농협 조합장은 "유가 정보를 분석, 예측해 주간 단위로 시세가 쌀 때 기름을 들여와 원가를 줄이고 마진율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싸게 공급한다"고 말했다.
5월 다섯째주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평균 14.9원이나 상승한 1천605.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4월 셋째주 이후 6주째 상승곡선을 그린 것으로, 휘발유 평균 가격이 1천600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12월 넷째주(1천620.0원) 이후 3년 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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