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서 日방위상 北비판 연설에 '쓴소리'
(싱가포르=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일 일본 방위상의 '대북 비판' 연설에 대해 일침을 가해 눈길을 끌었다.
송 장관은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이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은 과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갑자기 무력 도발을 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일본이 과거) 북한에게 계속 속았다고 해서 미래도 계속 속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북한과) 협상하고 평화를 창출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오노데라 방위상이 브리핑(기조연설) 때 (북한이 과거에 했던) 약속을 언급했지만, 그것은 과거의 일이고 지도자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송 장관은 기조연설 후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한 참석자가 '북한의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말해달라'고 하자 오노데라 방위상의 기조연설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앞서 오노데라 방위상은 기조연설에서 "지난 25년 역사를 살펴보면 북한이 굉장히 선제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갑자기 국제사회의 모든 평화 노력을 무시하고 무력조치를 취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1994년 북미 기본합의서에 합의했음에도 계속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해 왔고, 2005년 6자회담 공동합의서를 냈음에도 첫 핵무기 실험을 했다"면서 "단순히 대화에 나섰다고 해서 북한에 보상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 장관은 "미래를 향한 길에서, 약속을 보장하는 시각에서 지금 통 큰 결단을 하고 나오는 북한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며 "평화를 향한 남북 정상의 노력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새로운 약속이라는 것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나 김정은도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며 개혁 개방하면서 주민들 생활을 향상시키고, 국제사회에 똑같은 일원으로서 나아가겠다는데 우리는 초점을 두고 지원해줘야지 그것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 앞으로 나가는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한 번도 북한에 대해 흡수통일이나 의도적 통일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평화롭고 공존하는 체제를 만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여러 나라도 그런 방향으로 협조해주길 바라는 것이 대한민국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또 송 장관은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지난 4월 미국 외교 전문지 기고문을 통해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밝혔다.
송 장관은 한 참석자가 '대통령 측근 중 한 명이 평화협정이 성사된다면 주한미군 주둔 여건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주한미군과 관련해 어떤 교수가 어떤 저널에 자기 개인 의견을 이야기했는데 (그것은) 개인 의견일 뿐이지 대한민국의 국방장관, 정부 소견이 아니라는 것을 여기에서 분명히 밝혀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문 특보는 4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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