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0… 블랙홀 같은 대형정책 대결 부재

입력 2018-06-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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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D-10… 블랙홀 같은 대형정책 대결 부재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한반도평화 이슈에 온통 이목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여야가 6·13 지방선거와 12곳의 국회의원 재보선에 명운을 걸고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그러나 대개의 과거 사례처럼 블랙홀 같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킬 만한 전국적 대형 정책의제 없이 지역 단위, 그리고 정당과 인물 대결 위주로 치러지는 흐름이다.
다만, 많은 사람의 이목이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이 세계적 정치일정이 가져올 한반도 평화 질서 대변화에 쏠려 있다.



지방선거를 정확히 열흘 앞둔 3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반적으로 유리한 국면이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판세 굳히기'에,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막판 뒤집기'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반도 해빙 분위기 아래 '평화가 곧 경제다'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고, 야당은 문재인 정부 들어 민생이 더 어려워졌다며 '경제 실정론'을 내세우면서 맞선 상황이다.
여야가 뚜렷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선거 열풍은 불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 투표일 바로 전날 개최되는 북미정상회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의 중대 이정표로, 모든 이슈를 뒤덮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당은 이를 '북풍'(北風)이라 부르며 "북풍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는 지났다"고 하지만, 관심은 온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세기의 만남에 쏠려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지방선거는 총선, 대선과 비교해 뽑아야 할 사람들이 많아 유권자들의 관심이 떨어진다"면서 "이런 가운데 미북정상회담이라는 엄청난 핵폭탄이 있어 선거 관심도가 더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주당 우위 판세, 즉 예측불허의 승부가 아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초반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는 점도 유권자들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여당 후보들이 대체로 큰 지지율 격차로 이기는 상황이라 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내가 투표하면 이길 수 있겠다'는 효능감이 높아질 요인이 없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진영논리를 가르는 대형정책이나 공약도 없다.
과거 진보와 보수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은 무상급식 같은 정책이 선거전을 달아오르게 한 측면이 분명히 있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미세먼지 대책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긴 했으나, 정당과 후보 간 차별화를 할 만큼 이렇다 할 정책이 나온 것도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선거판을 요동치게 할 정당 간 선거연대나 눈에 띄는 후보 단일화가 없다는 점도 유권자들의 참여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일 수 있다.
다당제 지형 아래 여권에 지방권력마저 내줄 수 없다는 절박감에 애초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의 선거연대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야당들은 중앙당 차원의 선거연대에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다만 선거판에 흥미를 더할 후보 간 단일화는 막판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박원순 후보의 독주에 맞서 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최대 관심거리다.
두 후보 간 단일화 성사는 서울시장 선거판은 물론 지방선거 전체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김 후보와 안 후보는 일단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으나, 사전투표(8~9일)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할 것이란 관측이 정치권에선 꾸준히 흘러나온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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