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지 연세대 교수 분석…"폐암 발생률 비교때 63%가 공개 꺼린듯"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국내 성인 여성의 흡연율은 6.4%로 조사되고 있지만, 폐암 발생률을 봤을 때 실제 흡연율은 약 3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흡연 사실을 공개하기 싫은 여성들이 설문조사에서 '과소 보고'(under-reporting)를 하는 경향 때문으로, 여성 흡연율 감소를 위한 실질적인 금연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정금지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흡연 어떻게 줄일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남자 흡연율은 40.7%, 여자 흡연율은 6.4%로 남자가 6.4배 높다.
하지만 흡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폐암의 발생은 흡연율보다 남녀 차이가 작았다. 2015년 폐암 발생자 수는 남자 1만7천15명, 여자 7천252명으로 남자가 여자의 2.4배 수준이었다.
정 교수는 "남자 흡연율이 여자보다 6.4배 높다면 폐암 발생자도 6.4배 많아야 타당하지만 실제로는 2.4배에 그쳐 예상을 벗어난다"며 "여성의 흡연율이 낮게 보고된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폐암 발생에 있어 남녀 간 유전적인 차이가 크지 않다면 남성과 여성의 폐암 발생률 격차에 근거해 추정한 여성 흡연율은 17.3%"라며 "이는 2016년 여성흡연율 6.4%보다 2.7배 높은 것으로 63% 정도 과소 추계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흡연율은 1999년 5.3%에서 2016년 6.4%로 조금 증가했다. 여성 흡연율이 정확하게 보고됐다면 여성 폐암 발생이 많이 증가할 이유가 없지만, 여성 폐암 환자는 1999년 3천466명에서 2015년에는 7천252명으로 2.1배 많아졌다.
이 시기 10만명당 폐암 발생률도 14.8명에서 1.9배인 28.4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이자경 아주대 보건대 교수는 "현재 국가 정책과 예산 지원, 그리고 서비스 내용이 일반적인 남성 흡연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여성의 소득 수준과 직업, 직종에 따라 차별화된 금연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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